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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성경시대의 날짜 계산

김노섭-열린문 2013. 1. 26. 17:49
 

<성경질문 14>
            
                           성경시대의 날짜 계산
                 
질문 1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은 일력이 아니라 월력에 따라 날짜를 계산했다고 하는데,
       그들이 사용한 달력은 정확하게 어떤 것이었는가?
             
대답 1
          
       고대인들은 날짜를 계산하는 데 그 당시 자연과 수리에 관한 온갖 지식을 이용했다.
      그들이 이처럼 날짜 계산에 신중과 정확성을 보인 까닭은 신들에게 바치는 각종 제사와
      종교 축제를 자신들의 생업인 농사나 목축과 연결시키기 위해서였다.
                
      대부분의 고대 근동인들은 해와 달의 주기적인 운행과 관련하여 해와 달과 날을
      규정하였다. 그들의 달력 체계는 일․월력이며 2-3년에 한 번씩 윤달을 두었다.
      한 해는 태양이 한 바퀴 돌아 같은 절기가 다시 오기까지의 시간을 말하고, 한 달은 달이
      처음 생겨나서(초승달) 꽉 찼다가(보름달) 이지러지고 다시 생기기까지의 시간을 말했다.
               
      그래서 그들의 달력 체계를 일월력이라 부르는데 문제는 일․월력이 서로 맞지 않은 것이다.
      태양의 한 해 주기는 365.25일로 되어 있지만, 달의 한 달 주기는 정확하게 29.26일에서
      29.80일 사이이고, 이를 열두 번 거듭한 월력의 한 해는 일력의 한 해보다 11일이 모자란
      354.25일이다. 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2-3년에 한 번씩 윤달을 두었다.
              
      윤달 선포는 임금이나 제후 등 최고 통치권자 소관이었고, 그들에게서 권한을 위임받은 담당 행정관을
      통해 이루어졌다. 일․월력은 고대 근동의 거의 모든 민족, 곧 수메르, 바빌론, 아시리아,
      히브리, 아랍, 그리스인들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예외라면 한 달을 30일, 일 년을 365일로
      고정, 마지막 달에 5일을 추가했던 이집트인들(나중 로마인들) 정도이다.
               
질문 2
          
      성서에서 한 해의 시작은 언제인가? 어떤 곳에서는 가을이고, 또 다른 곳에는
      봄으로 나오는데 어느 때가 맞는가?
               
대답 2
             
      일월력을 사용한 바빌론 제1왕조(기원전 1830-1550년경)는 수메르인들의 우르 제3왕조가
      쓰던 달력을 사용했다. 이 달력에 따르면 한 해의 시작은 춘분이었다. 반면
      2천년기의 아시리아인들은 추분을 한 해의 시작으로 정하였다. 히브리인들의 경우,
      성조시대에는 춘분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보는 관습을 따랐고, 왕정시대에 와서는
      필경 가나안 문화의 영향을 받아 추분을 새해로 받아 들였을 것으로 본다.
      가나안인들과 북서 셈족은 추분 새해를 지켰다. 추분 새해는 농경문화와 직결된다.
                
      이곳 농경민들은 가을에 씨를 뿌리고 겨우내 키워 초여름에 추수(출애 23,16 ; 34,22 참조)한다.
      (춘분 새해를 지키는 관습은 특정지역에서 지켜졌는데, 북 이스라엘 왕국은 임금의 통치 연대를
       가리킬 때 이 관습을 따랐다. 추분 새해 관습은 유다인들이 바빌론 유배에서 돌아온 이후 다시
       바빌론 달력의 영향으로 춘분 새해 관습으로 바뀌었다. 이 때 유다인들은 바빌론에서 사용하는 달
       이름까지 채택하게 되었다.)
             
질문 3
        성경에 나오는 달 이름들과 그 기원, 또 의미는?
               
대답 3
             
        우선 ‘일월, 이월’ 등 ‘월’을 뜻하는 히브리말 ‘예라’는 하늘의 천체 ‘달’을 가리키는
        ‘야레아흐’와 연결된다. 그런데 ‘예라’는 우가릿말에서 달신(月神) ‘야리’와 같은
        어근이기 때문에 히브리인들은 우상숭배 냄새가 나는 이 말을 ‘새로운 달’을 뜻하는
        다른 낱말인 ‘호대쉬’로 대치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종교적인 축제 날짜를 표기할 때는 ‘예라’ 대신 ‘호대쉬’를 사용하였다.
        달 이름을 두고 유다인들은 세 가지 체계를 따랐다.
              
     1. 유배 이전에 유다인들은 가나안의 달 이름을 사용하였다.
        ‘아빕’은 언제나 과월절과 연관되어 나오고(탈출13,4 ; 23,13 ; 34,18 ; 신명 16,1) 
        다른 세 이름, ‘지브’와 ‘에타님’과 ‘불’은 솔로몬의 성전 봉헌과 연관되어 나타난다.
         곧 아밥은 첫째 달(춘분이 낀 달),                                 ↳ (1열왕 6,1.37~38 ; 8,2)
               
        시브는 둘째 달(춘분 다음 달), 에다님은 일곱째 달(추분이 낀 달),
        불은 여덟째 달(추분 다음 달)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 네 달이 모두 춘분과
        추분에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2. 이 가나안식 달 이름의 뜻은 모두 농사 절기의 자연 현상과 관계가 있다.
        봄의 첫 번째 달인 ‘아빕’은 ‘푸른 밀이삭’(출애 13,4 ; 23,15 ; 34,18 ; ‘싹트다’ 동사에서 나옴),
        봄의 두 번째 달 ‘지브’는 봄의 화려한 색깔을 가리키는 ‘찬란함’ 또는 ‘밝음’(1열왕6,1.37),
        가을의 달 ‘에타님’은 ‘흐르는 개울’(1열왕 8,2), 마지막으로 여덟 째 달 ‘불’은 아마도
        ‘소출’ 또는 ‘가축’(1열왕 6,38)이라는 뜻을 지닌다. 이 넷 가운데 ‘에타님’과 ‘불’은
        페니키아 비문에서도 발견된다.
              
      3. 이 가나안식 달 이름은 이스라엘 초기 왕정시대에 이미 사용하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상공업과 수공업이 점점 중요하게 부각되면서 달 이름에 숫자를 도입하기 시작하였고,
        이 숫자로 된 달 이름은 유배 이후 상당히 늦은 시기까지도 계속 사용되었다.
                     
        성서에 나오는 연대나 축제일들은 이 체계에 가장 많이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이 체계는
        언제나 가을보다는 봄, 더 정확하게 춘분을 기점으로 달 이름을 정한다. 곧 첫째 달은
        춘분이 낀 달이고, 둘째 달은 춘분이 낀 달의 다음 달이다. 성서에서는 특히 춘분이 낀
        첫째 달과 추분이 낀 일곱째 달이 가장 많이 언급된다.
                      
        마지막 달 이름 체계는 바빌론식 체계로서, 유다인들은 유배 이후에야 비로소 이 체계를
        사용하기 시작하였고 랍비 시대에 와서야 그것을 완전히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러나 히브리인들은 이 바빌론식 달 이름들을 아시리아인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이미
        유배 훨씬 이전에 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이름들의 어원학적 기원은 정확히 밝히기가
        어렵지만 필경 수메르의 신화와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바빌론식 달 이름과 그럴듯한 기원을 살펴보자.
        아래 숫자는 춘분이 낀 달부터 순서대로 적는 숫자 달 이름 체계를 뜻한다.
                  
               1. 니사누         첫째 달 또는 제사의 달
               2. 아야루         행렬의 달
               3. 시바누         벽돌 만드는 달
               4. 두우주         풍산신 / 탐무즈의 달
               5. 아부           횃불의 달
               6. 엘룰루/울룰루  정화의 달
               7. 테쉬리루       시작의 달
               8. 아라삼누       여덟째 달
               9. 키슬리무       아홉째 달  
              10. 테비투        물에 잠기는 달
              11. 샤바투        폭풍과 비의 달
              12. 아다루        타작 마당의 달
                
                  이 바빌론식 이름들 가운데 일곱 개는 구약성경과 제2경전 및
                  칠십인역에, 나머지는 후대의 유다 문헌에 히브리식 이름으로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여기서는 성경서의 출처만 밝힌다.
                       
           1. 니산 : 느헤 2,1 ; 에스 3,7 ; 1에스 5,6(칠십인역) ;
                    2마카 11,30.33.38에는 마케도니아식 이름 ‘한티쿠스’가 나옴
           2. 이야르         
           3. 시반 : 에스 8,9
           4. 탐무즈      
           5. 압          
           6. 엘룰 : 느헤 6,15 ;1마카 14,27
           7. 티쉬리       
           8. 마르헤쉬반
           9. 기슬레우 : 느헤 1,1 ; 즈가 7,1 /  하슬레우 : 1마카 1,54
          10. 데벳 : 에스 2,16
          11. 스밧, 세바트 : 즈가 1,7 / 사밧 : 1마카16,14
          12. 아달 : 에즈 6,15 ; 에스 3,7.13 ; 8,12 ; 9,1.15.17.19.21 ;
                    1에스 7,5(칠십인역) ; 에스 10,13 ; 13,6 ; 16,20 ;
                    1마카 7,43.49 ; 2마카 15,36
           
        하루를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바빌론 유배에서 돌아온 뒤에 비로소 도입하게
        된 것 같고, 이러한 구분 방식이 보편화된 것은 그리스인과 로마인들의 관습을 따르게 되는 신약
        시대에 와서이다. 그리스인들이 낮 전체를 열두 등분한 시(時) 개념을 발전시켜 널리 사용하게 된
        것은 알렉산더 대왕(기원전 323년 사망) 통치 시기 이후이다.
               
        마태오 복음 20장에 나오는 비유에서 예수께서는 포도원 주인이 이른 아침에 일꾼을 고용하여 계속
        해서 제3시, 제6시, 제9시, 제11시에 일꾼들을 고용했다고 말씀하셨다. 이 시간을 현대식으로 표현하면
        대략 오전 9시, 정오, 오후 3시, 오후 5시가 된다.(그리스어 성경 본문에는 제3시, 제6시 등으로 씌어
        있는데 공동번역성서에서는 이를 모두 우리 식으로 9시, 12시로 번역해 놓았다.)
         
        요한복음을 보면 예수께서 우물가에서 사마리아 여인과 만나신 때는 제6시, 곧 낮 12시였다.(요한 4,6) 
        또 안드레아가 예수님을 처음 만나 대화를 나눈 때는 제10시라고 되어 있는데(요한 1,39) 이는 요즘
        시간으로 말하면 오후 4시이다.
             
        밤 시간의 구분은 낮 시간과는 달랐다. 신약시대의 이스라엘인들은 일반적으로 밤 시간을 셋으로
        나눈 반면 로마인들은 세 시간씩 넷으로 나누었다. 밤길이가 열두 시간일 경우 셋으로 나누면,
        제1경은 저녁 6시에서 10시, 제2경은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제3경은 새벽 2시에서 6시까지이다.
        로마인들의 구분법에 따라 나눌 경우에는 제1경이 6시에서 9시, 제2경은 9시에서 12시,
        제3경은 12시에서 3시, 제4경은 3시에서 6시까지가 된다.
           
질문 4
         
       예수님의 탄생일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우리가 그분의 탄생일로
       지내는 12월 25일도 실제 탄생일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 유래를 알고 싶다.
             
대답 4
        
      성탄을 12월 25일로 잡은 것은 디오니시오보다 훨씬 이전으로 올라간다.
      율리오력에 따르면 동지는 12월 25일이었다. -  페르시아의 빛과 진리의 신인 ‘미트라’를
      숭배하던 고대 로마인들은 이 날을 ‘무적의 태양 탄일 (dies natalis Solici Invicti)’로
      경축하였다. 274년 12월 25일, 로마 황제 아우렐리우스가 태양신을 로마 제국의
      수호신으로 선포하고 마르시우스 뜰(Campus Martius)에 태양신의 신전을 지어 봉헌
      하면서부터 이 날은 제국의 큰 축제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런 로마의 이교도 풍습에 맞서 그리스도교 교부들은 3세기 초에 벌써 ‘그리스도의
      탄생‘과 ’동지‘를 대비시키면서 그리스도께 ’정의의 태양‘이라는 호칭을 부여하였다.
      정확하게 언제 어떻게 태양신의 축제가 예수 그리스도의 탄일로 바뀌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이미 4세기 말에는 12월 25일이 예수 성탄으로 자리 잡혀 있었다.
                    (암브로시오 성인의 증언과 북아프리카 누미디에서 활약하던
                     밀레바의 옵티투스의 성탄 설교가 이를 입증한다.)
               
‘율리오력’이란?
                  
        예수님께서 사시던 시대에는 소위 ‘율리오력’이라는 年號를 썼다.
        율리오력은 로마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가 기원전 46년에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태양력에 따른 윤년의 계산이 조금씩 밀려나 325년에는
        춘분이 3월 21일이어야 하는데 3월 25일로 나흘이나 잘 못 잡히게 되었다.
        이후 그리스도 신앙이 서구 세계에 널리 퍼지면서 기원을 구세주 강생으로부터
        헤아리게 되었다A.D. = Anno Domini). 라틴말과 그리스말에 정통한

        ‘난쟁이 디오니시오(Dionysius Exiguus 5세기 말 - 525년)' 수사는 큰 역할을 하였다.
        그는 구세주 탄생과 관련한 동방 가톨릭과 서방 가톨릭의 서로 다른 전통을
        일치시키기 위하여 구세주 강생 기원 원년을 서기 1년 3월 25일부터 헤아리기
        시작했고, 양력 설날을 1월 1일로 정했다.
                   
        그가 서기의 시작을 3월 25일(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 성모 영보 축일)로 잡은 것은
        당시에 이미 고정된 예수 탄생일인 12월 25일로부터 태아의 잉태 기간인 아홉 달을
        거슬러 계산한 결과이다.
            
        동방 가톨릭에서는 4세기 말까지 12월 25일이 아니라 1월 6일을 예수성탄 축일로
        지내왔다. 우리가 ‘주님 공현 대축일’이라고 부르는 이 축일을 두고 오늘날 동방
        교회에서는 ‘예수 세례’를 기념한다(이 축일 역시 이교도 축제에서 기원한다).
                 
        4세기 말에 와서 서방 가톨릭의 영향으로 12월 25일을 예수 성탄으로
        지내게 되고, 1월 6일은 예수 세례만 기념하게 되었다.
               
        동방 가톨릭의 대표적 교부 나지안조의 그레고리오는 380년 성탄절 설교에서
        자신이 12월 25일 성탄절의 창시자라고 주장하였고, 요한 크리소스토모도
        안티오키아에서 이 축일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386-388년).
              
        팔레스티나에서는 7세기 중엽까지 1월 6일을 성탄절로 지냈고, 아르메니아인들은
        12월 25일 대신 1월 6일을 계속 성탄절로 고집해 왔다.
          
예수님의 탄생 연도는? 
             
        아직도 논란 중이다. 학자들 사이에서 대략 의견 수렴을 보이는 것은 적어도
        그분의 탄생이 기원 원년보다 4년 앞서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서로 다른 전승에 따라 씌어진 마태오와 루카 두 복음서 모두 그분의 탄생을
        기원전 4년에 사망한 것으로 고대 문헌들이 증언하는(요세푸스 등) 헤로데 대왕의
        통치기간 안에 설정해 놓았기 때문이다(마태 2,1.10 ; 루카 1,5).
             
        이 두 복음서의 기록이 실제로 맞는다면 예수님의 탄생은 1996년 이전이 아니라
        적어도 헤로데가 살아 있었을 2000년 이전이 될 것이다. 더 정확한 탄생 연도를
        밝히기 위해서 당시 팔레스티나를 다스리던 시리아 총독 퀴리노의 인구조사(루카 2,2),
        혜성의 출현들을 근거로 삼지만 역사적 신빙성은 거의 없다.
              
           (퀴리노의 인구조사는, 아르켈라오가 폐위될 무렵인 기원 후 6-7년에 실시되었다.
            기원 전 6년경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혜성의 출현을, 동방박사들을 인도한 별과
            일치시키려는 시도 역시 고대인들의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불확실하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달력은 교황 그레고리오 13세가 제정한 그레고리오력이다.
        그레고리오 교황은 예수성탄 외에도 부활과 성령강림 등 이동 대축일 산정 문제로
        오랫동안 동서방 교회 간에 일어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하여 1582년에 연력 개편을
        실시하였다.
             
        초대 그리스도인들이나 복음서 저자들은, 예수 사건에서 언제나 자신들과 인류 모두의
        삶에 깊은 영향을 주는 의미를 찾으려 애썼다. 따라서 성경의 기록에서
        역사적 실재(fact)에 지나치게 매달리면
        역사적 진실(truth)을 놓치는 잘못에 빠진다.
               
        언제나 강조하지만 성경에서 중요한 것은 실제의 기록이 아니라 기록 뒤에 보존되는
        말씀의 진실이다.

출처 : 천주교 송학동 성당
글쓴이 : 바르나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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