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민이 기도하는 집

[스크랩] 또 다시 프로그램으로...

김노섭-열린문 2016. 3. 19. 15:15


<또 다시 프로그램으로... ㅠㅠ>

소위 '문화목회'하겠다고 개척을 했다. 당시에는 꽤 생경한 용어라 내민 '개척제안서'에 대부분이 의아해했다. 이단시 했다. 오죽하면 선교비 보내겠다고 했던 새문안교회에서 일년간 보류를 결정했었겠는가. 두고보자며...ㅎㅎ

열풍처럼 휘몰던 소위 '열린예배' '기획예배' 해보겠다고 난리를 부려보았다. '지역목회'하겠다고 다양한 연대활동의 설레발도 해보았다. 세상을 바꾸어보겠다고 개척 6개월만에 1억을 만들어 하루에 털어넣는 페스티벌도 해보았다. 문화가 답이라며 이곳저곳 떠들고 다녔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카수들 모시고 콘서트도 했고, 주제에 맞춘 토크콘서트도 해봤다. 하나님의 선교 개념을 앞세워 탈교회적 행위/행사에 앞장도 섰다. 지역 유지, 학자, 전문가들, 종교지도자들을 모아 지역포럼도 만들고, 지역 목회자, 신학자들을 모아 지역목회포럼도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모든 것을 다 내려 놓았다. 왜? 이 모든 것이 결국 프로그램이기 때문이었다. 프로그램을 넘어서는 그 무엇을 위해 수고했지만 결국은 프로그램이 되었다. 프로그램이.

목회가 무엇일까? 성도들이 일상에서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도록 돕고 섬기는 것이라면, 프로그램을 최소화 해야 한다. 아니 프로그램이 없어도 된다. 참으로 바쁘게 살아야 겨우 살 수 있는 절박한 그들의 시간과 공간을 그들을 교육시키겠다는 이유로 찬탈하지 말아야 한다.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목적으로 이 절박한 삶을 살고 있는 성도들의 에너지를 찬탈하지 말아야 한다. 절대자의 권력을 동원하지 말아야 한다.

문화목회, 카페목회, 도서관목회, 서점목회, 마을목회, 가나안목회, 선교적 교회... 다 좋다. 그런데 또 다시 프로그램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말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참여하는 이들이 이를 기대하는 듯 보이고, 이를 확산시키는 이들이 필요와 중요성을 욕망과 짝짓기 하고 있다. 그래서 또 다시 프로그램으로... ㅠㅠ

난 지금 성도들과 전통적인 형식의 현대적 내용을 가진 예배를 드리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교회인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들의 일상에서 하나님 나라를 살아낼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조력할 뿐이다. 이게 다다. 또 다시 프로그램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