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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선교사들 “신사도적 운동은 권력지향성 선교”

김노섭-열린문 2007. 12. 4. 18:55

선교사들 “신사도적 운동은 권력지향성 선교”

아프간 사태 이후 선교 토론... 우월성, 과시성 지적돼

국내외 안팎에서 지적되어 온 한국교회의 정복적·우월적·과시적·경쟁적·개별적 선교 구도가 후기근대사회에 한국교회 목회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친 개신교 신흥종교운동의 부정적 측면이 표면화 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칠레 장로교신학대학 교수이며 칠레영락교회 담임목사인 홍인식 선교사(예장통합 총회 파송)는 최근 장신대 세계선교연구원이 주관한 심포지엄에서 “과학적 이성에 대한 신뢰를 잃고 거대담론이 약화된 후기근대사회에 일어난 신은사운동, 신사도적 개혁운동, G12운동은 한국교회 목회 구도에 강한 영향을 미쳤다”고 밝히고 한국교회 주류 출판사들이 신은사운동, 신사도적 개혁운동, 영적 전쟁 등에 관련된 수많은 저서를 출판하고, 많은 교회와 목회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운동이 도입되고 있는 것이 그 예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같은 개신교 신흥종교운동들은 한국교회의 목회 구도는 물론 선교 구도에까지 강한 영향을 미쳤다”며 각 신흥종교운동의 선교 모델에 내제된 독점성과 정복성, 권력지향성, 성장 및 성공지향성을 극복해야 진정한 교회 선교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르헨티나에 17세 때 이주해 34년간 거주하면서 코스타리카 등 신흥종교운동의 태생지라 할 수 있는 라틴아메리카의 다양한 목회와 선교 현장을 경험하고 연구한 결과를 이같이 전했다.

홍 선교사에 따르면 성령 충만을 통한 능력사역을 강조한 ‘신은사운동’은 △미시적 이야기를 다루는 ‘여성적 모델’ △은사와 전통, 계시 원천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다원적 모델’ △감각적이고 예술적인 선교 및 예배를 추구하는 ‘감성적 모델’ △현실과 초월적 영역 모두에 개방적이며 주관적 경험으로 신성에 접근하는 ‘주관적-신성 독점화적 모델’ △선과 악, 물질과 영 등 이원론적 세계관과 종말론에서 출발한 ‘영적 전쟁 모델’ 등의 선교 모델을 낳았다. 이 중에서도 ‘감성적 모델’과 ‘영적 전쟁 모델’은 한국교회의 성공적 목회 구도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또 초대교회 성령의 역사를 재현하기 위해 사도와 예언자를 중요시하는 ‘신사도적 개혁운동’은 △영적 아버지의 권위를 강조하는 ‘아버지-아들 모델’ △영적 전쟁의 승리를 위해 강력한 지도자의 보호막을 필수적으로 여기는 ‘영적 방패의 모델’ △하나님의 계시와 진리는 특정 사람에게 주어진 것이라 주장하는 ‘진리 독점 모델’ △대형화를 지향하는 ‘교회성장-대형화 지향 모델’ △대형화와 번영의 핵심인 효과적 경영자를 추구하는 ‘성공적 최고 경영자 모델’ 등에 반영됐다.

홍 선교사는 물론 “엘리트 중심의 남미 해방신학을 접하거나 기존 교리와 현 체제의 수긍으로 신앙을 받아들이던 이들은 신흥종교운동의 영적, 감성적 측면에 ‘해방’을 느끼며 폭발적인 관심을 보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일대일로 하나님을 만났으며 이들의 긴밀한 돌봄 네트워크가 무기력하고 무감각하던 기존 교회의 목회적 돌봄의 대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적 전쟁 이론은 선교를 ‘대결 구도’(승리의 선교)로 바라보고 전투적, 공격적 선교 형식을 취하게 하여 선교의 목적을 ‘정복’의 개념으로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투적인 한국교회의 선교는 수백 년의 전통을 지닌 선교지 교회와의 협력은커녕 이들을 ‘정복 대상’으로 간주하거나 ‘적과의 동침’으로 간주하게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한국교회 선교가 제국주의적 선교와 동일시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인식론의 변화에 따른 선교의 ‘주관-감성적 구도’(나 중심의 선교)는 공동체의 공적 경험보단 지극히 개인 중심적, 감성 중심적인 구도를 형성해 현지인의 문화와 감성을 배려하지 않은 채 한국교회의 감성을 주입하는 선교 형태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교사 중심의 감성적 선교는 자칫 현지 교회 지도자들을 느낌에 의해 판단하도록 해 현지 교회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격리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리고 마치 급성장한 한국교회의 목회 구도가 현지 교회 성장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도구인 것처럼 소개하는 ‘메시아니즘적 구도’(가르치려는 선교)가 나타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협력 선교와 참여 선교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많은 한인 선교사들이 현지 교회와 별다른 관계를 맺지 못하는 이유는 언어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현지 문화에 우월감을 갖고 한국식 교회 운영과 예배형식을 강조하는 메시아니즘적 선교를 하기 때문”이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홍 선교사는 앞서 언급한 ‘교회 성장-대형화 지향 모델’, ‘성공적 최고 경영자 모델’로 인한 선교의 ‘성공적 사역 지향 구도’(경영 중심의 선교)도 나타나고 있으며, 막대한 선교비가 요구되는 교회 건축이나 신학교 운영 열풍 등이 이러한 예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한국교회 선교의 구도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그는 “대결적 선교 구도를 극복하고 평화 구도를 형성하려면 에큐메니칼적 선교 구도로 전환해야 한다”며 ‘집’의 개념으로 이해가 필수라고 말했다. 우선 ‘나의 집’에 충실하기 위해 자신의 역사, 문화적 뿌리와 복음의 본질에 접근한 다음, ‘너의 집’에 대한 예의를 지켜 상대의 존재를 존중하며, 세계의 주인이신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한 ‘우리 집’을 만들 공동 운명 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번영 신학’이나 ‘성공적 최고 경영자 모델’ 등 권력 지향성 ‘성공적 사역 지향 구도’를 극복하려면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가치관을 높이는 구도로 전환하고 현지 교회와의 공동체성과의 연대성을 보다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주관-감성적 인식에 의한 하나님을 넘어서 회복된 인간 세상을 원하시는 하나님을 추구하며, 죽어가는 세계를 향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선교사는 결국 “교회 존재 가치의 기반이 되는 선교는 능력이나 교세 과시, 세력 확장을 위한 것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성취해나가는 일”이라며 “한국교회 선교 구도가 혼합주의와 외형적 승리주의의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비판적 성찰을 바탕으로 진정한 선교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논찬자로 나선 김영동 박사(장신대 선교학 교수)는 “타문화권에서의 한국교회 선교 구도가 국내 목회 구도의 반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우선 우리의 신앙과 신학, 목회 패러다임을 갱신하며 복음의 정체성을 언행일치로 보여주는 예언자적 대화의 선교가 요청된다”며 발제 내용에 대체로 수긍했다.

남정우 박사(장신대 선교학 겸임교수)는 “선교 현장에서 신은사운동과 신사도 개혁운동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이유를 비성경적 동기로만 볼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고는 “한국교회의 목회와 선교를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거시적인 안목에서 선도해내는데까지 이르렀다면 좀 더 성숙한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출처 : The BONG Production
글쓴이 : CHA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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