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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금산간디학교 교장 양희규

김노섭-열린문 2007. 7. 16. 17:57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문화, 새로운 사회를 꿈꾸고 만들어 가고자 한다

 
지난 6월 22일. 지금으로부터 10년전 '어둠을 한탄하기보다는 촛불하나 켜는 게 낫다'라는 모토로 이땅에 처음으로 간디학교라는 대안학교를 세운 양희규 교장을 만나러 가는 길, 대전을 지나 금산으로 가기 위해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접어들자 마음이 다소 긴장되었다.  금산시내를 지나 5km정도 가니 폐교된 학교를 개조한 '숲속마을 작은학교'에 들어가 미리 기다리고 있던, 학교 도우미의 안내를 받아 학교(작업장,식당등)를 둘러보고 높은 곳에 위치한 본관건물로 다시 차를 타고 이동하였다.  교사들과 회의 중이던 양희규 교장을 따라, 3층 교장실로 올라서니 동네가 한눈에 보였다.  산속 높은 곳에 이미 지어지고 새로 짓고 있는 건물들과 조화롭게 서 있는 학교 건물과 기숙사등을 보니 미국유학 당시 경관때문에 학교를 선택했다던 그의 저서('꿈꾸는 간디학교 아이들',양희규,가야북스,2005)중 일부가 생각났다.
 

대안학교가 생긴 후 10년이 지난 지금 대안학교는 수적으로나 질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대안학교가 학교에 부적응하는 아이들을 교육하는 특별한 학교라는 이미지에서 최근 공고육의 획일적이고 수동적인 문제를 극복하고 자유롭게 아이의 특성에 맞는 창의성과 다양한 교육을 받고 싶어하는 교육의 장으로 인식전환이 되고 있다.  전국 대안학교의 철학과 지향점은 다르지만, 대체로 '생태주의', '공동체적 삶', '자유와 자율을 중시하는 교육'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최근 양희규 교장은 한 강의에서 우리나라 대안교육의 수준이 아직 걸음마 단계라며, 앞으로의 대안교육의 방향과 전망을 말한 바 있다.  현재의 대안교육의 실태에 대해 물었다. 
 
"현재 대안학교는 약 110여개정도 있다. 그 중에 인가학교가 28개이고 나머지 학교는 비인가학교이다.  교육의 질도 학교마다 차이가 좀 나고, 학교마다 성격도 좀 다르다.  몇가지 공통점은 있지만 막 생겨난 학교가 많고 재정적으로 어려운 편이기 때문에 초기상태라고 할 수 있다.  과거(90년대)에는 대안학교 하면 기존의 교육에 부적응 하는 학생을 위한 특별한 학교 정도로 인식되어 왔는데, 2000년대 들어오면서 대체적으로 기존 교육과는 상당히 다른 새로운 형태의 교육, 전반적인 다양한 교육을 포괄하는 의미로 쓰인다.   
여전히 부적응하는 아이나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존재하지만(영산성지학교, 원경고등학교, 지평선 중학교 같은 원불교 학교들이 대체로 학교에서 부적응한 아이들을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간디학교나 이우학교는 그런쪽보다는 건강한 철학을 가진, 행복한 시민을 기르는 쪽의 생각을 가진, 보통 아이들이 많이 온다.  기독교 대안학교들은 대체로 영재교육을 시키고 있다.  인가된 학교들은 좀 다르고, 미인가 된 학교들이 좀 많은 편인데, 대개 대안학교는 보통 아이들을 위한, 부적응 아이들을 위한 교육, 리더쉽 교육을 포함한 영재교육등, 상당히 다양한 성격이 존재한다 보면 될 것이다."
 
금산간디자유학교에서는 전통적인 학교의 개념을 깬 '수업이 없는 학습 패러다임'을 추구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작업장학교'와 '인턴쉽학교'등을 통해 평생학습할 수 있는 능력과 의사소통하는 능력, 관계맺기등을 배우게 된다.  2005년부터는 학생들이 강의를 개설할 수 있게 했는데, 수업계획이나 평가, 학점주는 것까지 교사와 동등한 권한을 지닌다고 한다.  수업을 진행한 학생의 교과진행이나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의 평가면에서 교사들보다 더 인기가 많고 내용이 충실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럼으로써 아이들은 교사들의 노고에 더욱 감사하게 되었고, 이 전통은 계속 내려오고 있다.

 

"우리가 학교의 특성상 '자유'라고 붙인 것이고 정식 명칭은 금산간디학교이다.  이 학교의 특징은 다른 대안학교랑 비슷하게 학생과 교사 간에 우선 이해,존중,배려가 먼저 기본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에 있어서 '사랑의 관계', 또 교육 이전에 '자발성의 관계', 즉 억지로 하는 교육은 하지 않는다라는 게 간디 공동철학이다.  여기 자유학교라는 말이 있듯이 학생들에게 선택의 폭을 굉장히 많이 주고 있는 중이다.  교사와 학생이 똑같이 생활규칙을 만드는 것, 생활규칙을 어겼을 당시 처벌하거나, 처방하는 것도 1인 1표(식구총회에서)로 결정하는 것이고 학습 영역도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원하는 것 만큼 배울 수 있다.   
정규, 비정규라는 과목이 따로 구분없고 한 학기에 네 과목만 이수하면 된다. 지식, 교양, 감성, 노작교과가 있는데 대체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해서 4과목만 해도 되고 10과목만 해도 된다.  보통 대학원 수준인데, 자기가 원하는 과목이 개설이 되지 않았을 때는 스스로 과목을 개설해서 이수하면 되고, 지도교사 한사람을 요청해서 신청하고 개인적으로 배우면 된다. 예를 들어 아주 희귀한 악기를 하고 싶다던가 조각을 하고 싶어 할 경우, 영화만들기를 배우고 싶다 할 경우에는 그 분야의 내부 또는 외부강사를 지도교사로 둔다.  각학교 매학기 늘 그런 일이 일어나는데 교과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굉장히 넓어지고 책임도 본인이 진다. "
 

양교장은 진정한 대안교육은 우리 삶 전체의 변화를 요구하고 '무엇에 대한 대안'이 아니라 '무엇을 위한 대안'이 되어야 하며, 학교를 넘어선 학교로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의 창조자로서의 적극적 대안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 근원적 원리로 증오가 사랑으로 무기력이 생명력으로 패배감이 긍지로 변하게 되는 삶의 에너지를 사랑과 신뢰, 자발성의 원리를 들었다.  인간이 인간다운 교육을 하겠다고 학교 설립 당시의 철학을 세우고 지금까지 왔는데, 관념적인 교육과 막상 아이들을 교육했을 때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을 것이다. 
 
"전인교육을 모토로 하니까 대안교육은 다 그렇게 시행착오가 있다.  우선 이런 교육이 그렇게 어려울 것이란 생각은 잘 못했다.  기존 학교의 맹점들이 헤겔적이다 교사권위적이다 여러가지 단점들을 고치면 되지 않겠냐 생각했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가 바로 경험 했다.  첫번째는 우리가 이렇게 교육을 펴면 학생들이 잘 따라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학생들은 그동안의 수동적인 교육에 길들여져 있어서 귀찮아 하고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를 안하니까 그 효과가 없었다.  두번째는 학부모들 생각이 다 다르다.  학부모들은 자기 아이 중심으로 모든 것을 생각하기 때문에 그 학부모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고 교사와 학부모와의 갈등도 있었다.   
또 재정문제인데, '인간교육 한다는데 돈이 많이 들겠냐'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교사들도 먹고 살아야 하고 교육이라는 것은 계속적으로 투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대부분 대안학교들이 탄탄한 재정의 투자가 없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또 학생에게 동기가 부여되어야 스스로 하는 것인데, '스스로 뭔가를 한다'라는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으니까 아이들에게 동기를 갖게 하려면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처음에 아이들에게 자유를 많이 주고 선택권을 주었을 때 잘한 게 아니라 개판이 많이 되었다.  그러면서 아이들하고 대화를 하면서 많이 배웠다.  아이들을 먼저 알고 이해하고 끌어올려서 같이 갈 수 있는 부분이 우리들이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계속 배워가고 있다."


사랑과 자발성의 교육으로 다양한 교과와 여러 체험학습을 통해 자유가 무엇이고 책임이 무엇인지 배운다

 

간디학교는 '비인간적인 사회구조(억압,무지,부패의 구조)에 대한 불복종운동'에서 시작되었다.  양교장은 '녹색평론'에 기고한 글에서 기존 교육을 있는 그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강한 신념의 '불복종의 정신'을 강조하며 학교가 단순히 대학입학의 준비장이나 지배이데올로기 학습의 장으로 전락해 가는 것에 복종하지 않고 새로운 문화를 건설해 가고자 하는 사람에 의해서만 탄생될 수 있다고 했다.  그 과정 중 자유교육의 실천이 무엇보다도 어려웠다고 한다. 
 
"우리는 일방적으로 중학과정(중1,2,3)과 고등과정(고1,2,3)이라고 해서 이것은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라는 식으로는 안가고, 그 아이가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지에 맞춰진다.  그러다 보니까 맞춤식 교육이라고 하는데, 학습도 전교생 60명의 시간표가 다 다르다.  학생 스스로 교사이고 앉아서 이것을 하고 싶다, 저것을 하고 싶다 시간표를 짠다. 물론 그랬을 때 문제점도 있다.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은 안하겠다는 식으로 나갈 수도 있고, 하고 싶다는 것이 그냥 귀찮아서 나오는 표현일 수도 있지만, 그것도 방종의 시기가 지나면 책임감이 생긴다.  학생들은 다양한 교과, 축제, 동아리와 봉사활동 등의 교과 외 활동, 체험학습을 통해 자기이해와 자기발견의 계기를 갖는다.   
그 시기가 얼마나 그 아이가 문제상황에 있었냐에 따라서 회복되는 시간이 다른데, 부모가 굉장히 억압적이어서, 말 한마디도 제대로 못하고 자라 온 경우와, 부모가 아예 기준이 없어서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 하며 무관심으로 방치상태에 있었을 경우 둘 다 문제다.  하나는 전혀 기준이 없고, 하나는 너무 엄한 기준 밑에서 자라서 이런 경우, 심한 휴유증이 있다.  부모한테 꾸중 듣는다는 생각 때문에 항상 자신이 없어 위축되는데, 그런 문제때문에 오래 가는 아이는 한 2~3년 간다.  졸업할 무렵이 되어서야 바뀐 아이들도 있다.  그런데 중학생들은 상당히 어려운 아이들도 한 1년정도 지나면 좀 정상적으로 된다."  
 

양교장은 또한 학교는 한 인간이 독립적이고도 자족적인 인간으로 떳떳이 살아가는데 진정으로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야 하고 그래야만 타협하지 않고 자신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스스로 규칙을 정하고 판단하고 처벌하기도 하고 처방을 내리는 과정 중에 자유가 무엇이고 스스로 책임을 진다는 것이 무엇인지 체득하게 된다고 한다. 

 

"학생들이 정말로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경우가 있다. 그 힘을 보면 우선적으로 교사들의 헌신적 사랑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누군가의 순수하고 헌신적인 사랑을 받게 되면 아이들이 변한다.  '아, 이렇게 살아선 안되겠다'라는 굉장히 그것에 대한 고마움이랄까, 이런 것들이 아이들을 철이 들게 만드는 중요한 동기가 된다.  구체적으로 변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은 아마도 다양한 교과나 체험을 통해서일 것이다.  금산지역이든 대전권이든 일주일에 이틀정도 가서 인턴쉽을 한다.  예를 들면, 어떤 아이들은 소록도 봉사를 한달동안 갔다 와서 인생이 완전히 변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이런 노인들을 위해서 살아가야 하겠구나'하는 아이들도 있다.  학교문을 개방함으로써 지역사회의 다양한 활동과 교육이 간디학교의 교육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간디학교는 입학 후 첫학기 전체를 이동수업만으로 진행하는데, 명상공동체 체험,농장공동체 생활,소록도 봉사활동, 국토순례를 통해서 인생의 지혜와 가치를 배운다.  '해방학기'라 불리우는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그동안 자신을 괴롭히고 위축시키며, 억압했던 인생의 여러 조건들에서 해방되어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고 한다. 
 
"특히 금산간디학교 같은 경우에는 여러가지 사회봉사 체험, 직업체험을 학기마다 시키는데, 그 체험들이 수업하고는 다른 차원에서 많은 자극을 주는 것 같다. 아이들이 유아 기관에 가서 유아들을 돌보고 와서 유아 교사가 되겠다라고도 하고, 어떤 아이들은 뮤지컬 가수가 되겠다 하면 뮤직 프로들 한테 인턴쉽을 보낸다.  지금도 한달 정도 가 있는 아이가 있는데, 거기서 프로들한테 배우라고 방학기간이나 학기중에 보낸다.  그 아이들이 프로들하고 뛰면서 하나는 완전히 그 쪽으로 진로를 정하는 아이도 있고 한쪽은 '나한테 안맞다'포기하고 나오는 아이도 있는데, 이것도 일종의 자기 발견이다.  정말 간디학교 아이들은 자신의 정체성과 진로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고민한다."

 

 

학교의 목표는 '우리 아이들이 명문대학에 갔는가 아닌가'가 아니라
'자신의 진로를 발견했는가'이며, 전인교육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양희규 교장

 


교사선발에 있어서 현재는 간디교사대학원이라는 이름으로 1년과정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고, 서울시 대안교육센터의 교사 양성과정이 있다.  오피니언 학교도 개별적으로 하고 있어, 아이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를 할 줄 아는 교사들과 도우미들을 배출한다. 교사들은 기존의 시스템을 떠나서 학생들을 어떻게 인성교육을 시키고 있는지 쉽지 않은 과제다. 
 
"교사가 가장 중요하다.  그 방법은 교사마다 많이 다를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좋은 교사들이라면 아이들이 그 교사를 신뢰하고 뭔가 마음을 열어야 된다는 것이다.  마음속에 있는 것을 얘기 해야지만 대화가 되고 대화가 되어야지 무엇인가 가르칠 수가 있는데, 교실에 몰아넣고 일방적으로 강의하고 그냥 나가버리면 아무 문제는 없지만, 그것을 대안교육이라고 할 수 없다.  그래서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마음을 읽는 것을 터득해야 되고 가르치려 하지말고 듣는 법을 먼저 배울 것을 강조한다.  아이들하고 눈높이 대화를 하며 소통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듣는 것, 마음 읽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네 생각에는 네가 왜 이렇게 무기력하게 있다고 생각하느냐?' 질문하면 나름대로 다 생각이 있다.  그냥 가만히 듣고 있으면 아무 대화가 안된다.  그 아이를 잘 알기 위해서는 좋은 질문을 해야 된다.  자꾸 질문을 해서 말을 이끌어 내면 내가 '저 선생님한테 진실을 말해도 될까'라는 판단을 하더라.  이것이 기본적으로 안되면 아무리 똑똑한 교사라도 필요없다."   
 
산청간디학교를 떠나온 이유중의 하나가 학부모와의 요구(입시교육)와 교육철학(전인교육) 과정에서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유는 전혀 다른 곳에 있었다. 
 
"2005년 가을에 산청에서 나왔는데, 이유는 이곳 금산간디학교 때문이었다.  그 때 이 학교와 인가학교인 산청간디학교와 교장겸직을 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인가된 학교에선 법적으로 내가 매여 있으니까 이 학교를 돌보기가 힘들었고,  이 학교는 2001에 설립되었는데, 내가 교사연수원 1기 졸업생들이 여기를 같이 세운 것이어서 애정은 더 있었는데, 책임은 다 못다한 것이다.  그 다음 고려한 것으로는 산청간디학교는 인가 되고 나서 제도화 된 후 교사들도 직장 개념이 되고 국가로부터 봉급도 받는 시스템이 되니깐 안좋은 게 생겼다.  나는 항상 변화를 만드는 쪽에 있어야만 속이 편해서 계속 변화를 요구했는데, 교사들은 계속 변화하기 힘들었다.   
변화는 30년 50년 100년 계속 일어나야 되는데 이제 6~7년 해놓고 '이제 대안학교는 됐다. 좀 편하게 하자' 그러면 그것은 대안교육이 아니다. 나는 그런 입장에서 강하게 나갔고 그것이 상당히 부담이 된 교사들도 있었고, 그런 측면에서 갈등도 있었고 마찰도 있었다.  그래서 인가 된 이후에 몇년이 지나니까 교사들을 움직이기 쉽지 않더라.  몇분은 마음이 맞아서 같이 움직이지만 제도적인 한계가 좀 있는 것 같다.  변화가 없는 곳에서 할일도 없는, 내 성향이 제도화 되는 것을 견딜수가 없다.  결국 내 성격때문에 제도권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한 것이다." 
 
몇년 전 간디학교의 한 학생이 서울대에 입학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새로운 교육방식, 자유로운 분위기를 원하는 학부모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한다.  작년 산청 간디학교 경우 경쟁률이 5대 1이었고, 금산을 포함한 학교가 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간디학교에서는 학생을 뽑기 전에 입학원서를 낸 모든 학생들 전부와 같이 생활해 보는 '예비학교'라는 게 있다. 아이가 입학하기 전에 학교에 대해 이해를 넓히고 공동체 생활에 잘 맞는지 알아보는 제도인데, 선발기준이 궁금해졌다. 


"제일 중시하는 게 공통체 생활이다.  교사들이 학생을 평가하기 위해 접근을 하는데 학생 선발위원이라고 해도 좋을 선배학생들 일부가 같이 수업도 해보고 또 기숙사 생활도 해보고,등산도 가고 여러 활동을 같이 하면서 그 아이의 어떤 여러가지 측면들을 보게 된다.  걔중에는 이런 학교가 자기한테 안맞다 해서 지원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면담을 해보면, 학교에 오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한다. 학교마다 성격이 달라서 고등학생의 경우를 들자면  고등학교때는 자기가 원하는 진로에 맞춰서 교육을 하려고 하는데, 심각한 정서적인 장애를 가지고 들어오면, 그 아이 하나때문에 다른 아이 교육을 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까 너무 많은 관심과 치료를 필요로 하는 아이들, 아니면 너무 많은 아이들에게 고통을 줄 수 있는 아이들은 배제한다.  또한 공동체 생활에서 조금이라도 자기 관리가 되어 있어야 한다.  아예 청소를 안한다던가 아침에 일어나지도 않고 밤에 자지도 않고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술사서 밤새도록 마시고 하는 아이들은 안된다.  지금도 가끔 그런 아이들이 있는데, 몇년 전까지도 무지 심한 아이들이 있었다.  그런 아이들은 어떤 종류의 학교도 안맞기 때문에 사실 학교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대안학교들은 교사들의 역량에 맞춰서 선발한다." 
 
성공회대, 안동대, 한신대등에서는 최근 대안학교 출신들을 뽑는 대안학교 특별전형을 두었다. 대안학교를 졸업한 학생 중 대학진학이 아닌 길을 간 졸업생 중 몇명을 말해달라는 요청에,
 
"1회 졸업생을 배출하고 6~7년 정도 되는데 가장 활발하게 사회 활동을 하고 있는 졸업생들중에 1급 춤사라피 강사가 있다. 그 친구는 졸업하자마자 발도르프 교사자격 연수도 받고 계속해서 춤사라피를 해서 지금 한국에서 그쪽 분야 탑클래스에 있다. 이미 전국을 돌아다니며 춤사라피를 가르치며 자립을 한 친구고, 또 한명은 음악쪽인데, 대학과정에 별로 없어서 사실은 다 사설쪽에서 일어난, 그 분야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프로밴드에 들어가서 실력을 인정받아 계속 프로들하고 뛰고 있다. 
사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지 않고 자기 진로를 찾아 가는 경우가 참 드물다.  왜냐하면 일반기업체에서도 학력에 따른 차별이 심하기 때문이다.  만약 대학을 안 갈 경우 개인적인 창업을 하거나 아니면 학력이 별 필요없는 특수분야인 연극이나 뮤지컬분야로 간다. 기업중에서도 학력을 따지지 않는 소수의 기업을 찾아내야 하는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거기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또 인턴쉽을 보내게 되니까, 우리 아이들이 경험하고 나면 졸업이후에 받아들이는 기업들도 있고, 그런 제안도 들어오는데 아직 쉽지 않은 과정이다". 


국가에서 소득수준을 따져 정책적으로 대주면 교육평등을 실현할 수 있다. 교육의 불균형, 부모의 부를 가진 아이들이 명문대에 진학을 하고 사회의 기득권층으로 이어지니까 지금의 몇몇 대안학교들이 귀족학교로 변질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가난한 학생들도 많이 올 수 있는 미국의 공립 엘리트교육을 예를 들며, 자본주의 체재하에서 교육비를 사교육에서 푸는 것보다 공교육에서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하며 교육평등을 위해선 오히려 정부에서 서민층의 우수한 아이들을 육성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다양한 대안학교가 많이 나오면 귀족 학교도 많이 필요하다고 본다.  오히려 유학보내는 것보다 국내에 귀족학교가 있는 게 낫다.  민사고(민족사관학교)정도 갈 정도의 아이들이 일반 고등학교에 가면 공부 못한다.  일반학교에 가면 다 아는 것이기때문에 아무것도 할 게 없어서  한국에서 공부를 아주 잘하는 아이들도 소외당하고 있다. 못하고 어려운 애들만 문제가 아니라 잘하는 아이들도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왜 천재들이 학원수업도 과외도 못받고 바보같이 10시간 앉아 있어야 하나.  그런 아이들은 이미 고등학교 때 천재가 될 수도 있고, 나라를 위해 많이 기여할 수 있는데, 그런 학교를 기르는 게 왜 나쁘겠나. 

나는국가가 그런 곳에 투자를 해야하고, 그렇게 소외될 수 있는 천재들도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각을 달리해서 교육의 스펙트럼, 폭을 넓혀야 한다.차라리 서민층에서 우수한 아이를 육성해 주고 사립 귀족학교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해줘야 한다.  그런 학교가 '부산 과학고'에서 '부산 영재학교' 1호로 바뀐 것이 좋은 예이다.  그런 학교는 가난해도 올 수 있다.  나는 그런 아이들이 오면 기숙사비까지 다 대줘야 한다고 본다.  국가에서 소득수준을 따져서 정책적으로 학비를 대주면 오히려 교육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다.  갭을 줄일 수 있는 방향을 잡아서 정부에서 지원해야한다."
  

 

미술수업을 하고 있는 금산간디학교 학생들

 

 

어떻게 보면 여기 아이들이 자발적이든 부모에 의해서든 선택받은 아이라고 본다면 나머지 99%의 아이들은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는 획일적인 교육을 받고 있다.  따로 대안교육이나 이런 것을 하지 않고 공교육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질문에 양희규 교장은 국가의 교육관과 사회에 만연한 학벌위주의 사고를 지적했다.
 
"공교육은 기본적으로 국가가 통제하고 있다.  아마도 공교육이 조금씩 자율학교 방식으로 바뀌는 곳도 있지만, 개별학교의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국가에서 안주고 있다. 사립이든 공립이든, 교육과정을 좀 자유롭게 편성해서 자기 학교의 개별적인 철학이나 소신에 맞게 하는 그런 자유가 없다.  문제는 자유를 줘도 학부모의 압력때문에 주로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갈 것 이다.  국가의 교육과정에 대해 기본적으로 수용해야 되지만 외국의 경우엔 학교의 자율권을 인정받는 경우는 있다.  모든 사립 학교가 자기들의 뜻에 맞게 교육과정을 만들어서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만이 아주 독특하게 없다. 그것은 독재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는데, 시대가 변했는데 왜 그것은 바꾸지 않는지 모르겠다.   
국가의 교육법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  국가와 국민의식이 입시위주로 가지만 입시에서 성공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렇다면 아이들 하나하나를 그렇게 위축시키면 불행하다.  이렇게하나 저렇게하나 어차피 상대평가에 의해서 일부만 좋은 대학에 가는 건데, 그런 게임에 아무나 다 집어넣어서 고생시키지 말고 자기 소질과 적성에 맞게 시간표를 짜서 공부하면서 행복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공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제도적인 개혁과 부모들(사회)의 의식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또한 각자가 '자기 사는 방식대로 살면 되지 않느냐'라는 그런 의식이 이미 서구에서는 이미 있는데 한국사회에서는 오로지 성공에 목을 매는 경향이 있다. 그게 안 바뀌면 공교육이 어떻게 바뀌겠는가."     
 
요즘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은 수업 중 거의 반이상이 자고 학원이나 과외를 하고 밤 열한시정도에 집에 들어간다고 한다.  실제적으로 아이들이 적게는 두세명에서 많게는 반 이상이 수업시간에 잔다.  양교장은 학교는 이제 거의 여인숙 수준이며 잠자고 있는 아이들을 어떻게 깨울 것인가에 문제를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제도적으로 국가에서 이번 열린우리당(이점에선 한나라당도 마찬가지)같은 경우에는 처음에 '혁신학교'라는 제도를 만들었다.  그러다가 미국의 차터스쿨 제도를 도입한 '개방형 자율학교'인가를 만들었는데 사립 대안학교들 중 일부가 있다.  사립 대안학교들은 일부 학생들은 지방으로 내려가야 되고 기숙사도 들어가야 되고 여러가지로 어려운데, 지금 설립자들도 영세하니까 많은 시설을 해서 학생을 많이 받을 수도 없다.  공립대안학교를 해서 공립학교의 모델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어서 잘 되면 다른 공립학교도 다 이런식으로 바꾸고 싶다는 이런 발상이었는데, 뉴욕시에서 앞장서서 했던 교육이다.  미국에는 무법천지의 슬럼가같은 학교가 좋은 학교로 변한, 마그넷 스쿨같은 곳이 100여 곳이다.   
그것을 한국사회에 도입해서 교장한테 거의 정권을 줘서 '알아서 하라 재정만 줄테니까' 이런 취지로 올해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그런데 사립대안학교들이 아직까지 충분히 성공이 안되었다.  미국같은 경우에도 사립대안학교들이 많이 나오면서 공립학교들이 자극을 받아서 그렇게 된 것인데, 지금 한국도 그런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유아교육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다양한 대안교육이 공교육과 나란히 존재하고 있다.  어쨌든 요즘 아이들이 학교 가기 점점 더 싫어하고 예전만큼 수업 듣는 아이도 없다.  게임에 거의 중독되어 있는 아이도 많다.  2010년에 확대해서 각 시도별로 하나씩 세워서 하나의 모델로 잘 되면 가능하면 공립학교를 이 모델로 바꿔보겠다라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항상 하면 의지가 약하다.  교육부에서는 의지를 가지고 내려보내면 시도 교육청에서는 달가워 하지 않는다.  교육부는 이것을 통해서 일종의 사립학교를 개혁해 보려는 그런 시도로 했는데, 시도교육청이 변화를 싫어해서 교육부가 하는 일에 굉장히 불만을 표시하며 '교육 잘되고 있는데, 이런 것은 왜 하냐' 라고 말한다.  그래서 인가도 잘 내주지도 않고 협조도 잘 안해주고 탄압만 하고 힘들게 한다.  그러니까 다 미인가로 가는데, 간디학교도 산청만 인가가 되어 있다.  
시도교육청하고 교육부가 긴밀한 협력관계를 갖추고 여론이나 언론이 뒷받침해서 정부가 좀 강한 의지를 가지고 시도교육청에까지 실제적으로 개혁적인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법을 만들고 최소한 10년 20년이 가야 뿌리를 내리니 지속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정권이 바뀌는 것 상관없이 주요정책이 국가의 교육을 바꾸는 것이다.  교육을 개혁하려면 당파의 흔들림 없이 초당적으로 최소한 몇십년의 정책으로 갈 수 있어야만 미국의 차터스쿨 제도가 정착된 것처럼 갈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한다."
 

올해 간디학교 목표는 대안문화의 리더를 기르는 것

 

질문을 바꿔서 대안학교의 재정문제를 물었는데, 네 곳의 간디학교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재정문제로 학비, 지금 후원이나 정부보조금, 기업의 지원등을 언급했다. 학교의 자립성을 높이는 방안이 가장 좋은 방향으로 '대안기업', '녹색기업'을 시작한다고 한다.  천연비누 농장과 허브농장과 생태 건축현장등 학교와 연계된 작업장을 통해 직역경제도 살리고 돌아오는 농촌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산청은 인가학교니까 정부지원을 받고 있고,  미인가인 나머지 간디학교는(금산,군위,제천) 없다.  기업지원도 없고, 후원금보다는 아직 학비에 의존한다.  그래서 사단법인은 다 만들고 후원금을 공식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어서, 일반 개인 후원, 지자체, 기업 후원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자체 수익사업을 하려 하고 있다.  우리들이 지금 마을 만들고 건축을 하는데, 이게 사실 수익사업이다.  그 회사가 개인집들을 지어주는 것이다.  적정 이윤만  받고, 이윤의 약 3~5%로 정도를 학교에다 기부한다.  우리가 건축회사를 하나 운영하는 것이다. 
산청에는 인구가 약 200~300명 늘었을 것이다. 여기도 현재 학교가 세워지자마자 한 60명 전입이 되었다.  앞으로 1년동안 100명정도 예상한다.  여기가 시골치곤 꽤 큰 마을이다.  학부모들이 일단 와서 살고 학생들 살고 교사들이 와서 살기 시작하니까 덩달아 따라온 사람들로 하나의 마을이 조성되었고, 여기 한 40세대 될 것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게 돌아오는 농촌 마을 만들기이다.  지금 시골 마을 거의 다 떠나 학교는 거의 학생들이 없다.  지금은 도시로 다 보내니까 마을이 다 해체되어 버리고 지역 공동체가 다 없어져 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와서 우리가 주민이 되서 살고 농사도 짓고 마을을 아예 이어받자라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우리가 살면서 가져야 되는 지속가능한 가치들, 자연과 조화되는 사회를 추구하기 위해 어떻게 삶을 계획하고, 가꾸고 더불어 사느냐를 학생들에게 스스로 찾아보라고 하는 교육을 이곳 금산 간디자유학교에서는 더욱 강조한다.  대안교육은 교육의 본질을 교육하는 본질회복운동이자,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문화를 준비하는 대안적 문화 창조 운동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연계가 되는지 설명을 좀 부탁한다. 

 

"그게 제일 어려운데, 일단은 학교와 연계해서 강사하기도 하고 교사하기도 하고 학교에서 생산하고 납품하는 유정란 사업도 할 수 있고 부동산 사업도 할 수 있고 식품가공을 할 수도 있다.  지역사회 컨설팅 같은 것도 할 수 있다.  또 여기와서도 인터넷이 발달했기 때문에 건축회사를 키울 수도 있고 대체 에너지 회사를 한다든지 해서 대안적인 기업들을 계속 만들 것이다.  시골에는 두뇌가 많이 필요하다.  도시에서 고급 인력들이 오면 할일이 또 있어서 우리는 여기서 자체 고용하는 것이다.  실지로 영리를 목적을 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에 관심이 좀 많은데, 혼자사시는 노인, 이주민,부모없는 아이들, 낙후된 지역문화 살리기, 돌아오는 농촌 만들기 사업을 할 예정이다."   
 
"아무래도 우리학교가 멀고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니깐, 실제로 우리 학교같은 경우에 서민들은 올 수가 없다.  그래서 산청에 있을 때만 해도 60명중에 10여명이 생활보호 대상자였는데 그들에게 장학금10~20% 줬다.  여기서도 농사짓고 살거나 군민이거나 하면 학비부분에서 거의 많이 혜택을 줘서 일반학교 다닐때나 마찬가지로 차이가 없도록 오히려 더 될 수 있도록 여기서도 장학금을 준다.  그 다음에 아이들이 일할 수 있도록 근로장학생 제도가 있는데, 지금은 일자리가 없어서 일부만 시키지만, 모든 아이들을 근로장학생으로 만들 예정이다.  예를 들면 식품 공장, 카페,도서관에서 학생들이 일을 하면서 자기 학비의 일정정도 벌고 좀 더 작업장을 활성화 시켜서 스페인의 벰포스타처럼 아이들이 하루에 서너시간씩 일하고 자기 학비는 자기가 버는 학교로 계속 가는 쪽이다.   
올해 신입생들에게 '내년에는 일주일에 15시간 정도 노동 할 생각이니까 그럴 각오로 학교에 오라'고 했다. 여기오면 노동하고 일해서 자기 학비도 벌고 용돈도 벌고 하면서 신분이라는 계층이 없어진다.  소비문화에서 벗어나 다같이 허름한 노동복 입고 와서 똑같이 일해라 하는 것이다.  점차 그런 학교와 연계되어서 마을에 기업들이 생기면 우리 아이들이 일자리가 생기고 일하면서 교육도 되고 자기의 학비도 될 수 있으니까 어려운 아이들도 얼마든지 와서 공부할 수 있는 구조로 계속 변화시키고 있는 중이다.  그 진화 과정이 한 10년 걸리는데, 목표는 자기 학비를 해마다 10%씩 자립도를 높이는 것이다.  나중에 여기 오는 아이는 100% 여기서 벌어서 학비를 댄다라는 인식이 되는 것이다."

 

 

 

 

 

 마을과 학교 기숙사가 내려다 보이는 본관에서(2007년 6월 22일)

 


양교장은 최근의 어떤 한 강의에서 핵문제, 환경문제등 아이들이 개인을 떠나 사회와 세계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고민해 볼 수 있는 좀 더 생태적이고 공동체적인 교육을 말했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그런 문제들에 대해 토론과 체험학습을 하다보면 사고하는 방법도 알게 되고 진정으로 행복하게 사는 게 어떤 것일까 알게 될 것 같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배우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순수하게 받아들인다.  바로 그것을 어떻게 실천하며 살아갈 것인지가 문제인데, 그런 것 때문에 환경단체나 시민단체쪽으로 가려는 아이들이 우리학교에서도 꽤 나온다.  학교에서도 대안기업을 한다고 했는데, 올해 이 학교의 목표를 대안 문화의 리더를 기르겠다라고 아예 못박았다.  바로 그런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대안적인 모색을 하는 분야로 아이들을 아예 배출할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아마 다른 대안 학교들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매우 구체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데, 우리 아이들이 대체 에너지 사회에서 그런 연구도 하고 그런 것을 상용화해서 일반인들에게 많이 확산할 수 있도록 한다.  모든 교과가 사실은 그런 가치가 반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분야가 화석화되는 교과서를 공부해서 시험을 치르는 게 아니라 지금 지금 우리 현실의 문제를 어떻게 좀 더 개선하고 타개해 나가는 솔루션을 발견하는 쪽으로 그 교과가 재편성 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론과 실천이 같이 갈 수 있도록 실천쪽에 중점을 두는 교육말이다.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문화, 새로운 사회를 꿈꾸고 만들어 가고자 한다. " 
 
대안학교의 미래로 영국의 서민을 위한 학교(실패사례)와 미국의 공교육 대안학교(성공사례)를 예로 들었다. 우리나라도 공립대안학교, 개방형 자율학교등 정부가 추진하는 몇 개의 대안학교를 말하였는데, 현재의 앞으로의 대안학교의 미래는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개방성과 연구(교육의 질 높임)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교사교류, 해외이동학습 프로젝트, 학교평가나 교육과정 개발등의 협력을 통해,학교간 지혜와 경험의 공유, 정확한 전달의 제도화가 시급하다고 한다.
 
"현역교사들이 연구를 하고 자기가 했던 경험과 시행착오들, 그것들을 경험화 해서 우리학교 뿐 아니라 다른 대안학교가 시행착오가 덜 일어나게 해야하는 것이 목적이다.  다행히 지금 교보생명에서 미인가 학교를 돕고 있고, 작년부터 교육부도 미인가 학교에 지원을 하고 있다.  우리학교도 2000만원 받았다.  이젠 조금씩 가능하도록 상황이 좋아지고 있는데, 우리학교는 그래도 다른 학교에 비하면 상당히 좋은 편이다.  이번에도 대안교육 연대 실무회의에서 학교문을 개방하겠다고 제안했다. 전체적인 대안학교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한두 대안학교만이 잘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   
눈으로 봐야 빨리 배울 수 있으니, 교사와 학생간 교류를 원할히 하자고 했다.  대안학교들이 많지만 먼저 하고 있는 학교로서 잘하고 있는 게 있다면 말로 설명하는 것은 힘드니까 직접와서 1~2주일 머물면서 보고 가서 또 하고 다른 곳에서도 교육이 이루어 지니까 그게 교육이 가장 빠르지 않나 생각된다.  앞으로 10년은 정보와 교사를 다 교류하고 연구도 많이 하고 해서 '아, 이렇게 교육해도 정말로 애들이 잘 사는구나'를 입증해 보여야 한다.  기존의 어떤 잘못된 문화를 고쳐려면 힘이 있어야 하니깐, 언론과 시민단체가 연계해서 하나의 물결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미래는 거기에 달려 있다."
 
학교가 학교로서 고립되어 존재할 수 없고 교육은 문화와 경제를 포함한 모든 것과 연관될 수 밖에 없으니, 아이들에게 늘 '몸과 정신이 골구로 발달된 전인적 인간이 되라, 타인을 배려하는 공동체적 인간이 되어라, 조화된 삶을 살아라'라고 가르친다는 양희규 교장은 철학을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몸소 보여주고 있다.
 
돌아오는 길. 라디오에서는 사학법과 내신 반영비율로 정부의 교육정책과 마찰을 빚고 있는 대학의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우리의 교육은 어디로 가야 될까?  조기유학과 학벌위주의 사고, 획일적인 교육, 왕따문화와 폭력, 사교육의 어마어마한 성장으로 아이들이 초등학교때부터 입시지옥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 암담하게 다가왔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가?  간디학교의 교가는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로 시작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꿈을 꾸게 할 것인가? 
 


 

by  김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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