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과 부림절... ㅠㅠ
오늘은 사순절의 38일째가 되는 날이고 아울러 부림절이다. 사순절을 영어로 Lent라고 하는데 이건 ‘봄’이란 뜻이다. 유대력의 첫달인 ‘아빕’에 해당되는 말이다. 사순절이란 40일 동안 지키는 절기란 뜻이며 부활절 전의 40일을 말한다. 부활절은 춘분 지나 보름달이 뜨는 날을 지난 일요일이다. 사순절 시작은 부활절 전 여섯 주일을 뺀 40일 전이다. 그러므로 부활절 전 46일이 된다. 그리고 이 날은 항상 수요일이 된다. 금년은 2월 10일 수요일이었다.
이 수요일을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이라 하면서 숯 검댕이를 손에 묻혀 얼굴에 십자가를 그린다.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음을 생각하면서 참회하는걸 상징한다. 여기서 숯은 지난 해 종려주일에 사용했던 종려나무를 태워서 만든것이다. 사순절은 금식기도를 위해 제정되었다. 아마도 예수님의 40일 금식기도를 생각한듯 싶다. 그리고 부활절 직전 한 주간을 고난주간이라 하여 엄청난 고행을 시도한다.
그런데 필자가 어릴 때는 사순절을 지킨 기억이 없다. 방학 때 외가에 가면 항상 참여했던 고신측 교회서는 오히려 로마가톨릭교회의 전통이라 해서 배척을 한것같다. 기쁜 부활절을 앞두고 무슨 궁상이냐...라는 말을 들은것도 같다. 그런데 요즘엔 사순절을 안지키는 교회가 거의 없지 않나 싶다. 특히 특새란 괴상한 이름의 행사가 사순절을 덮고 있다.
필자는 만약 사순절이 예수님의 40일 금식기도를 모방한것이라면 기간 선택을 잘못했다고 말하고 싶다. 예수님께서 40일 금식기도를 시작하신건 요한에게 세례를 받고 나서다. 요한은 유월절에 세례를 베풀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40일 금식기도는 유월절 이후여야 한다. 사순절의 40일을 모세의 시내산 꼭대기에서의 40일 금식기도, 이스라엘의 40년 광야생활, 예수님의 부활에서 승천까지의 40일... 등으로 설명한다면 모세의 40일 금식기도는 오순절 이후이고 나머지 둘은 유월절 이후란것도 설명해야 한다.
필자는 유대학공부를 시작하고 이스라엘을 다녀온 1997년부터 지금까지 유월절 예전인 페싹 세데르를 하고 있는데 이때마다 성금요일과 겹치는 날을 즐거워해야 하나 슬퍼해야 하나...로 고민하고 있다. 여건상 부활절 전날 페싹 세데르를 할수 밖에 없는데 남들 다 부활의 아침을 기다리며 슬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맛짜를 먹고 포도주를 마시며 즐거워하는게 온당한가... 하는 생각을 한다. 하기야 유대식으로는 토요일 일몰부터 안식후 첫날, 즉 일요일이니 괜찮은데 여기는 자정에 일요일이 시작하는 한국이니... 그렇다고 해서 직장생활에 피곤한 사람들을 자정 후에 와서 유월절 만찬을 즐기자! 할수도 없고...
유대적 전통으로 설명해도 예수님의 부활은 얼마든지 그 의미를 찾을수 있고 오히려 유대적 전통 전체를 예수님의 부활에 맞출수도 있다. 이게 바로 마태복음의 메시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에 맞추어 모든걸 진행하다 보니 그때마다 유월절을 지키는 유대인들을 향하여 크라이스트 킬러라고 욕할수 밖에 없다. 이건 참 비극이다. 그래서 크리소스톰은 기독교냐 유대교냐 선택하라!고 했던걸까?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운명하신건 금요일 오후 3시였다. 이 시각에 유대인들은 유월절 어린양을 잡았다. 그리고 일몰 직전에 레위인으로 추정되며 산헤드린공의회 의원이었으며 예수님의 제자였던 아리마대 요셉의 새무덤에 예수님의 시신이 안치되었다. 그리고 일몰이 되고 유월절 만찬이 시작되었다. 필자는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슬퍼하면 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해본다. 이후에 기대되는건 오로지 예수님의 부활뿐이니까... 그래서 지금까지 페싹 세데르를 부활절 직전에 갖고 있다.
그런데 올해는 좀 난망스럽다. 유대력으로 윤년이 들어가서 유월절이 한달 늦어졌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윤달인 아달2월에 부림절을 넣는데 오늘이 바로 그 부림절이다. 그러나 고난주간이라서 기뻐할수가 없다. 일제 치하에서 우리 민족을 해방시켜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싶은데,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은닉자들을 저주하기 위해, 뭐 하나 달고 나왔다고 여자를 무시하고 괴롭히는 남자들을 고발하기 위해 부림절 메시지를 사용하고 싶은데 그럴수가 없다. 고난주간이라서...
그러나 나는 이번 주일에 부활을 설교할것이고 한달 후에 페싹 세데르를 실행할것이다. 유대인을 무시하는 교회 전통은 항상 매끄럽지 못하고 뭔가 억압적이다. 기쁨이 없다. 슬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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