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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말기환자에 대한 영적 돌봄 5

김노섭-열린문 2014. 8. 19. 12:40

말기환자에 대한 영적 돌봄5

                                                                                                  편집부
  - 지난 호에 이어

  (2) 영적 상태 파악과 사정의 방법
① 환자와의 대화 : 가장 직접적이고 좋은 방법이나 환자가 부담감 없이 대화에 응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하며(강요된 대화가 되지 않도록), 상대의 수준에 맞는 언어를 사용하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환자가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게 된다면 매우 좋은 관계가 형성되고 중요한 정보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런 대화를 통하여 환자의 성격도 알게 되고 자라난 배경도 파악하면 환자의 여러 문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게 된다.

② 설문지 작성 : 매우 협조적인 환자이고 설문지를 기록할 수 있는 사람인 경우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  
   고 직접 영적 상태를 묻는 설문지(현재 여러 종류의 설문지들이 개발되어 있다. 영적건강측정도구    
   이원희,2000)를 주어 기록하게 할 수 있다.

③ 가족이나 친지와의 대화 : 환자와의 대화가 어려운 경우나 그것을 보충하기 위하여, 또한 가족의 영적 상태를 알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환자에 관한 부분은 나름대로의 편견이 있을 것이므로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④ 관찰 : 환자와 가족, 주위환경을 자세히 관찰하면(종교서적, 종교적 상징물, 종교인들의 방문, 기도생활등) 그분의 종교나 영적 상태에 대한 많은 것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환자의 표정이나 태도등 비 언어적인 것들과 간단한 말에서 어떤 종류의 영적 문제가 내재되어 있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다음의 네 종류를 참고하기 바란다.

- 자신의 고통의 의미, 생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할 때 : 멍함, 무관심한 태도, 지루해함, 우울함, 무력함, 자포자기한 태도, 허망하다는 표현,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는지 알 수 없다’ ‘다 필요없어, 소용없어’.
- 죄책감을 느끼며 용서받기를 원할 때 : 불안해 함, 후회스런 표정, 죄의식을 말로 표현함, 반대로 원망, 미움, 분노를 표출하기도 함. 중요한 관계인데도 무시함.
-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지 못할 때 : 자아연민에 빠짐, 고독한 모습, 우울, 밉살스런 행동, 다 싫다고 거부, 지나친 찬사, 관심과 도움을 호소함, 자기를 무시한다고 원망함.
-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 때 : 불안한 모습, 혼자있기를 무서워함, 특정사람이나 물건에 집착함, 죽음에 대해 말하기를 회피, 과장된 확신이나 명랑함을 보임.

영적상태의 파악과 평가는 영적 돌봄의 기초자료가 되므로 매우 중요한다. 한 번에 다 완성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처음에는 전반적인 조사를 하고, 미진한 부분을 이차적으로 보충하는 방법으로 해도 좋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 주의할 점은 첫째 개별적이고, 역동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적 상태는 우리의 얼굴모습만큼이나 서로 다르므로 각 개인에 따라 개별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떤 틀 속에 억지로 넣으려는 시도를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한 개인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와 굴곡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영적 안녕상태에 있다가도 순간적으로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빌리 그래함, 1999) 두 번째의 주의점은 영적 상태를 파악하는 과정은 환자와의 신뢰관계가 더욱 깊어지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적사정을 철저히 하겠다고 무리하게 진행하여 환자와의 신뢰관계에 손상을 가져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민감한 개인적인 사항을 물을 때도 있게 되므로 필요성을 잘 설명하고 자의로 대답하게 하여야 한다.(“괜찮으시다면 .....”)


3) 영적 돌봄의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한다.
(1) 영적 돌봄의 계획 수립
영적 돌봄의 담당자는 그 동안 파악한 환자의 영적 상태와 그에 대한 평가를 기초로 영적 돌봄의 1차적인 계획을 수립한 후, 호스피스 팀회의에서 다른 팀원들과의 논의를 통하여 계획을 확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관계하는 모든 팀원이 이 계획을 공유하고 목표를 이루는데 다 같이 협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직자(목회자)만 영적 돌봄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호스피스 관계자 모두가 영적 돌봄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 특히 의료인이 영적 돌봄의 생각을 갖고 영적 배려속에서 모든 의료활동을 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 호스피스케어에 있어서 의료인의 위치와 영향력은 매우 크므로 의료인의 이해와 협조없이 영적 돌봄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를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정대진, 2000).


영적 돌봄의 계획 속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포함되도록 한다.

▪누가 주로 담당할 것인가? : 목회자, 그 환자와 특별히 영적 측면의 대화가 잘 되는 팀원, 자원봉사자, 기타
▪어떤 단계적 목표를 설정할 것인가?                ▪어떤 일을,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
▪어떤 시간계획으로 진행할 것인가?                 ▪어떤 자원(도구)을 활용할 것인가?
▪다른 면의 돌봄과 어떻게 연계시킬 것인가?         ▪어떻게 평가하고 재조정할 것인가?

(2) 영적 돌봄의 수행
① 대상자가 어떤 종교나 영적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것을 지지해주고 깊이 있게 발전시켜 영적 평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다.
어떤 ‘종교를 가지고 있다’는 것과 ‘영적 평안을 이루고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종교가 있으나 영적 평안이 전혀 없는 사람도 있고, 종교가 없으나 어느 정도의 영적 평안을 이루고 있는 사람도 있다. 종교의 외형보다는 그 본질적인 내용을 얼마나 체득하여 스스로의 영적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실질 내용의 체득없이 외형만 강화된 종교인의 경우는 고통과 죽음 앞에서 그가 가진 종교의 허상이 드러나 영적 문제가 더 심각하고 해결도 쉽지 않게 된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고 하여 환자가 가진 종교를 무시하거나 소홀히 여겨서는 안된다. 일단 존중하고 그 안에서 영적 평안을 얻도록 도와야 한다. 그것이 정히 어렵고 환자가 원하는 경우 다른 길(다른 종교나 영적 신념 또는 철학)을 통하여 영적 평안을 얻도록 안내해 볼 수 있다. 그리고 환자가 원하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면 영적 지지 자원을 연결시켜 준다(성직자 혹은 다른 팀원이나 봉사자들).

② 영적 신념이나 종교가 없는 경우
대상자가 느끼는 영적 문제들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며 그에게 좋은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그리고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종교나 영적 신념체계를 소개한다. 이때 강요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본인 스스로 선택하도록 기다려야 한다. 일단 선택되면 신앙심이 깊어지고 영적 평안을 이루도록 세심하게 돕는다. 어떤 종교를 선택한 경우도 종교의 형식이나 의무를 강조하지 말고 삶과 죽음의 의미, 사랑과 화해, 희망등 영적 근본욕구를 충족시켜 영적 평안을 이루는 것을 분명한 목표로 돌봄을 진행해야 한다.

③ 영적 돌봄에 있어서 말 자체보다는 함께 함(동행)과 뜻 깊은 만남 특히 사랑의 만남이 중요하다. 이‘사랑의 만남’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많은 환자의 경우 돌보는 사람들의 순수한 사랑을 통하여 초월적 사랑도 알게 되고 영적 평안을 체험하게 된다. 환자가 충분한 사랑을 체험하면 내적 평안과 만족을 가지게 되고, 자기존재의 의의를 느끼며, 마음이 따뜻하고 부드러워지며 여유를 가지게 된다. 그리하여 용서와 화해를 이룰 수 있게 되고, 뭔가의 희망을 품게 된다. 죽음과 죽음의 과정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나아가 몸의 불편증상들도 적게 느끼며 고통을 이길 능력을 얻는다.
개인에 따라 많이 다르기는 하지만 대다수의 한국인이 이지적인 면보다는 정적인 면이 강하고, 또한 깊이 생각할 수 없는 고통의 와중에 있기 때문에 철학적(실존적) 사유를 통하기 보다는 사랑의 체험을 통하여 영적문제를 해결하고 죽음을 뛰어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된다. 여성들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여기서 사랑(Agape)이란 대상자 중심의, 그 사람을 지극히 소중히 여기는, 조건없는, 모든 허물을 덮는, 한결같은,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는, 최선을 다하는, 오래참고 견디는, 늘 긍정적으로 보는, 희망을 잃지 않는, 스스로를 살펴 정직한, 필요한 시간을 내주는, 영적 통찰력(분별력,지혜)을 갖춘 마음과 행동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랑의 수준이 영적 돌봄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겠다.
우리 각자가 어떤 방법으로 환자에 대한 진실한 관심과 사랑을 표현하느냐가 우리의 연구과제다. 각자의 위치, 전문영역, 성별, 환자와의 관계에 다라 달라질 것이므로 구체적인 현장에서 연구되고 경험이 축적되어야 할 것이다. 주치의로서 필자의 방법은 늘 따뜻하게 대하는 것, 작은 호소라도 자세히 듣고 성의있게 대책을 세우는 것, 문제가 있으면 몇 번이라도 자주 찾아가 보는 것, 실수했으면 잘못했다고 솔직히 사과하는 것, 잘못된 것을 고집해도 좀 참고 기다리는 것등을 실천하려고 힘쓰는 것이다.
환자의 내면에 해결되지 않은 과거의 상처가 있으면 이것이 감정적 영적 갈등을 지속시켜 영적 평안을 방해하게 된다. 외부에서 주어지는 사랑도 받아들일 수 없게 하므로 전문가의 내적 상담을 통하여 해결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Neil MacDonald etc. 2005)

④ 임종 전후의 영적 돌봄
임종 전에 영적 문제가 더 첨예화되므로 영적 돌봄 담당자는 임종이 가까워 오면 자주 방문하여 계속 지지하며 나타나는 문제들(아직 해결하지 못한 영적 문제들, 두려움, 의문, 방황 등) 을 즉시즉시 해결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때 의료인들도 함께 돕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가족들에게 자주 설명하여 가족이 함께 하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며 필요한 종교예식도 준비하여야 한다. 임종 직전에는 가족들이 모여 종교예식을 하거나 마지막 사랑의 표현과 작별인사, 그리고 다시 만날 것을 다짐하는 말들을 하도록 주선하는 것이 좋다. 임종 후에는 가족들을 위로하며 적절하게 장례식을 하도록 도와야 한다.                                다음 호에 계속 -


출처 : 진주호스피스회
글쓴이 : 이화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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