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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무신론자들의 교주’ 도킨스, 다윈을 오해했다”

김노섭-열린문 2013. 7. 20. 13:52

 

“‘무신론자들의 교주’ 도킨스, 다윈을 오해했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이대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 2009.03.18 10:45   

 

 

유신론적 진화론자 테드 피터스 박사, ‘신학과 과학’ 양립 강조

 

 

▲피터스 박사는 강연을 시작하면서 “올해가 다윈 탄생 2백주년이라는데 먼저 생일 축하한다고 전해주고 싶다. 생일 축하해요 찰리(맨 위 글자).”라고 말해 학생들의 웃음을 유도했다. ⓒ최우철 기자

 

“다윈은 지적(知的)으로 완성된 무신론자가 되는 길을 열어줬다(Darwin made it possible to be an intellectually fulfilled atheist)”-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이 책에서 제시된 견해들이 행여나 어떤 사람의 종교적인 느낌에 왜 충격을 주는지에 대해 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러한 인상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진다(I see no good reasons why the views given in this volume should shock the religious feelings of any one. It is satisfactory, as showing how transient such impressions are)”- 찰스 다윈(Charles Darwin).

 

무신론자들의 ‘뿌리’라 불리는 다윈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의 진화론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히 일어나는 가운데, 다윈이 기본적으로 무신론적 관점에서 <종의 기원(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을 쓴 것은 아니며, 종교와 과학이 양립할 수 있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17일 서울 광장동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 강당에서 기독교사상연구원(원장 현요한 박사)이 주최한 ‘신학과 과학‘ 세미나에서 유신론적 진화론자’인 테드 피터스(Ted Peters) 박사가 ‘다윈부터 도킨스까지(From Darwin the Dawkins)’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피터스 박사는 루터교 출신 조직신학자로,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미국 태평양 루터교 신학대학원 교수로 있다.

 

그가 지지하는 유신론적 진화론이란 진화생물학이 갖는 과학적인 가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진화의 관점에서 하나님의 창조적인 사역을 이해하려는 학문이다. 이 학설은 진화가 필연적이거나 진화에 신성한 해석을 제공하려 하지는 않지만, 진화론이 자연세계에 일어나는 것들을 설명할 힘이 있기 때문에 가치있다고 보는 관점이다.

 

‘열정적’ 무신론자들, 하나님에 대항해 ‘십자군’ 운동중

 

최근 무신론자들은 기독교인이 복음을 전하듯 무신론을 사람들에게 ‘전도’하고 있다. 얼마 전 유럽 곳곳에서 ‘신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이제 걱정을 멈추고 인생을 즐겨라(There’s probably no God. Now stop worring and enjoy your life)’고 버스에 광고판을 내건 사례가 대표적이다.

 

피터스 박사는 이를 ‘열정적인 무신론자들(Evangelical Atheist)’이라고 정의하면서, 이들이 “혼자 가만히 앉아서 신을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신을 믿지 못하게 하는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이 ‘새로운 무신론자’들은 전통적으로 종교가 차지해 온 문화적 영역 안에 ‘과학’을 두고 싶어하며, 종교의 자리를 대체하려는 ‘과학화된 무신론(Scientized Atheism)’을 신봉하고 있다.

 

또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종교는 비이성적이고 비과학적이며, 논쟁적이고 폭력적이다. 특히 근본주의자들의 종교는 폭력을 유발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무신론으로 ‘개종’해 세상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지식인 형제들이 하나님에 대한 믿음에 대항해 십자군운동을 벌이고 있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피터스 박사 “다윈은 하나님 부정하지 않았다”

 

▲피터스 박사는 종교와 과학, 진화론 논쟁, 생명윤리 관련분야 전문가다. ⓒ최우철 기자
피터스 박사는 이에 대해 “과학이 반드시 무신론으로 이어지는 물질주의적인 세계관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고 논박했다. 무신론의 물질주의적 세계관은 사실 이데올로기적으로 덧입혀진 것이며, 과학적인 탐구 자체에 있어 본질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도킨스가 자연세계에 대한 과학적인 묘사에 설명을 제공하는 종류의 하나님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것이 기독교 신자들의 하나님이 하기로 돼 있는 일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반문한다.

 

또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피조물을 맨 처음 존재하고 생명이 생겨나게 하는 일은 하나님이 했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고 피터스 박사는 지적했다. 하나님이 일차적인 원인이며, 일단 우리가 생명을 갖게 되면 진화의 과정이 발생하고 이차적인 원인들과 자연적인 원인들에 의해 지배된다는 것이다. 이는 피터스 박사의 유신론적 진화론 입장과 궤를 같이한다.

 

피터스 박사는 “선한 양식을 가진 기독교인들이 과학적인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윈의 진화론에 대해서도 “그 자체가 다양한 가능성을 지닌 과학이며, 가장 중요한 점은 다윈주의적 유전학이 의료 연구에 필연적이라는 것”이라며 종교인들도 이를 조건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유신론적 진화론자)는 과학적으로 접근한 자연에 대한 이해와 하나님의 창조로서의 세계 이해 사이에 일종의 일치와 연결을 추구한다”고 밝히고 “다윈을 어떤 일이 있더라도 성인으로 만들어서는 안 되지만, 과학에 미친 그의 유산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된 세계에 대한 신학적 서술과 관련해서도 존경과 감사를 받을 가치가 있다”고 정리했다. 무신론자들만이 다윈에 대한 ‘전매특허’를 갖고 있지 않으며, 우리 모두에게 해당돼 있다는 논리였다.

 

피터스 박사의 강연 이후에는 현요한 박사가 ‘창조신앙과 무신론적 진화론-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에 대한 하나의 비판적 고찰’을 주제로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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