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귄위주의를 떠날 순 없는가
유교 사상의 해악
데스크 승인 2012.02.22 22:19:11
김백형 (KBH153)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모태 신앙으로 태어나 10대 후반 시절부터 교회에 출석한 필자는 장로교단의 지역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장로교 신학을 공부하고 장로교단의 목사가 되었습니다. 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한국교회와 한국 기독교는 적지 않게 유교 사상의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한국교회는 유교의 권위주의적이고 계급주의적인 가치 개념과 그 사상을 기반으로 해서 기독교를 해석하고 특히 교회 공동체를 해석하고자 힘써 왔습니다. 즉 순전한 기독교 사상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기존의 유교 문화라는 안경을 끼고 성경을 이해하려 한 것입니다.
그 때문에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은 이른바 자신들만이 '성직자'라는 타이틀을 고수하기를 즐겼고 그뿐만 아니라 이들은 교회 공동체 내에서 성도들을 이해하기를, 그들 역시도 자신들과 동등한 동료 혹은 같은 성도라는 사실 망각한 채 이들을 자신들의 종속적인 하급자로 인식하거나 혹은 자신들의 심부름꾼으로 이해하려 했습니다.
즉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은 유교적인 사상에 사로잡혀 교회 공동체 안의 성도들을 대할 때에 매우 가부장적인 태도를 가지고 그들을 자신들의 권위 아래 두려고 무척이나 안간힘을 써 왔습니다. 한마디로 목회자들은 자신들의 권위를 내세우며 이들이 자신의 권위에 복종하고 충성하라고 요구하였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목회자들의 태도는 간접적으로 때로는 직접적으로 자행되었습니다. 지역 교회 담임 목회자들의 이와 같은 태도는 종종 부교역자를 청빙할 때 면접 시에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사역을 희망하는 부교역자들에게 노골적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즐깁니다.
"당신은 이 교회에서 하나님의 종인가? 아니면 담임목사의 종인가?"
"당신은 담임목사가 어떠한 것을 지시해도 담임목사의 편이 될 수 있는가?"
"교회는 누구를 중심으로 움직여야 하는가?"
대부분 이와 같은 질문들입니다. 지역 교회의 담임 목회자들이 염려하고 노심초사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저는 잘 압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와 같은 질문들이 타당성을 가질 수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매우 단순합니다. 이와 같은 질문과 아울러 그들이 요구하는 정답이 성경이 말하는 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분명히 말합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앞에서 동등하며 모두가 '하나님의 종'이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목사와 평신도의 구분은 전혀 성경이 말하는 바가 아니며 성경은 이와 같은 개념을 전혀 알지도 못합니다. 이와 같은 개념은 오로지 비성경적인 인본주의와 세속주의 나아가 유교주의에 영향을 받은 탓일 뿐입니다.
또한, 성경은 불의와 비진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불의 앞에서 침묵을 지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폭력을 행사하라고도 말하지는 않습니다. 성경은 불의와 정의, 나아가 비진리에 대항하여 철저하게 신본주의를 따르고 성경이 말하는 진리를 과감하게 외치라고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곧 신앙이라고 말입니다. 그 때문에 그리스도인이라면 목사 혹은 그 어떠한 신실한 사람일지라도 그가 성경이 말하지 않는 바를 강요하거나 요구할 시에는 과감하게 그것에 도전해야 함이 마땅합니다. 우리는 불의와 비진리 앞에서 침묵하거나 그에 순응하는 자세를 가리켜서 '타협'이라고 말합니다.
나아가 성경은 오직 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이심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매우 단순합니다. 진정으로 예수 그리스도만이 교회의 머리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경은 인간의 교만을 직시하여 오로지 교회의 머리 자리에 그들이 오르지 못하도록 못 박아 이렇게 말합니다.
"오직 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이라고.
그런데도 오늘날 작금의 한국교회 담임 목회자들은 지나친 권위주의에 사로잡혀 자신들 마음에도 막대기를 휘두르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이것은 분명코 한국교회가 유교 문화에 사로잡혀 아직도 그 뿌리를 뽑아내지 못한 결과임이 분명합니다.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은 이제 지나칠 정도의 권위주의를 내려놓고 겸손의 자리로 내려와야 합니다.
필자가 판단하기에 현시대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에게 해당하는 겸손이라는 말은 단순히 인품과 성품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품과 성품도 중요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신학의 겸손함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순전한 기독교를 다시금 되살리려는 애씀과 노력의 겸손함, 그리고 교회 공동체의 잘못된 구조를 바로잡아 보려는 대안적 구조를 지향하고자 하는 삶의 겸손함, 나아가 인품과 성품의 겸손함이 지금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에게는 그 어떠한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일 것입니다.
우리는 아니 필자는 바로 한국교회에 이와 같은 목회자들이 넘쳐나기를 오늘도 간절히 소망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