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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교회에 갇혀 사유와 고민 없는 신도 원하나"

김노섭-열린문 2016. 3. 6. 22:53

"교회에 갇혀 사유와 고민 없는 신도 원하나"

풀러신학교 김세윤 박사 단독 인터뷰                               [LA중앙일보] 02.29.16 20:07



‘바른신앙 위한 질문들’ 발간
기독교 민감한 이슈들 답변
오늘날 교회에 질문 사라져

기독교인으로서 소금 역할?
교회안에서만 필요하고
세상에선 쓸모없는 소금기 - See more at: http://m.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4062651&referer=http%3A%2F%2Fm.facebook.com%2F#sthash.MSoLnxkZ.dpuf


김세윤 박사(풀러신학교). 그는 ‘바울 신학’의 대가로 꼽힌다. 국제 신학계에서는 그를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신학자’로 일컫는다. 그가 평신도들의 질문을 받았다. 김세윤 박사는 최근 ‘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들(두란노)’이라는 책을 냈다. 세계적인 신학자는 고차원의 질문만 다룰까. 아니다. “술 마셔도 되나요?” “자살하면 지옥 가나요?” “십일조 꼭 내야 하나요?” “세종대왕은 지옥 가나요?” 등의 질문에 답했다. 이는 오늘날 교회에서 ‘초신자’가 던지는 질문처럼 인식된다. 지난 22일 김세윤 박사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평신도가 던지는 질문에 왜 답을 했을까.

-평신도들은 신학을 어렵게 느끼지 않나. 

"모든 그리스도인은 이미 신학을 하고 있다. 우리가 예수를 주님이라 고백한다면 그 순간부터 그것이 내 삶에 무슨 의미를 갖는지 생각하지 않나. 그때부터 이미 신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 같은 사람은 그걸 학문적으로, 전문적으로 좀 더 심도있게 다룰 뿐, 큰 차이는 없다"

-왜 질문해야 하는가.


"질문 없는 신앙은 성숙해질 수 없다. 당연히 무엇이든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질문을 이상하게 여기거나 못하게 막는 목사, 교회가 있다면 그 자체로 자격이 없다."

-교회에서는 저런 질문을 유치하게 여기지 않나.

"사실 아주 실제적인 질문들이다. 유치해보여도 저런 질문들로 심도있는 신학적 사유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 교회에는 질문이 사라졌다."

-왜 사라졌나.

"질문이 없으면 배움도 없다. 생각해보라. 교인중에는 사회에서 자기 분야의 전문가도 많다. 그런데 이들이 교회만 오면 유독 사고능력이 저하되거나 이성과 지성이 마비된 듯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경우를 본다. 교회가 질이 낮은 신앙교육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목회자들이 회중을 '우둔한 대중'으로 만들었다."

-질이 낮다는 의미는.

"복음에 대한 왜곡된 가르침이다. 복음을 바르게, 깊이 있게, 포괄적으로 전하지 않았다. 진리를 온전하게 전하지 않고 다른 것을 교묘히 섞어서 둔갑시켰다. 쉽게 말해서 신앙적 열심 좀 뜨겁게 해주고, 거기에 기복도 조금 섞어주면 사람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이단이 따로 있나. 복음을 제대로 전하지 않는 것도 이단이다."

-그 폐해는.

"교인들이 목사의 말에만 권위를 두는 일사불란한 체제에 갇혔다. 교인들이 스스로 사유하며 고민하고 터득하는 배움보다는 일방적으로 주입받는 데 익숙해졌다."

-교회도 제자훈련이나, 성경공부를 하지 않나.

"그게 아주 원시적이다. 쉽게 말해서 유치하다는 말이다. 열심히 성경 암송시키고, 문제 풀고, 기도제목 나누고, 생활 숙제시키는 목적이 무엇인가. 그거 잘해서 더 열심히 교회 섬기고, 헌금 잘하라고…? 열심히 배우는 모든 게 결국 교회 성장의 방도로 쓰이고, 누군가를 돕는 것조차 결국 '나'의 경건을 위해 사용되는 게 현실 아닌가. 나는 그것을 '경건주의적 소극주의'라고 부른다. 교회 안에서만 필요하고, 세상에서는 별로 쓸모없는 '소금기'다. 그건 복음을 전하는 목사들의 신학적 사고가 부족한 탓이다. 그러니 그들의 가르침을 잘 들어보면 결국 '해야 할 것'과 '하지 말 것'으로만 구분된다."

-그것을 탈피하려면.

"복음은 깊다. 포괄적이다. 수많은 것을 함축한다. 하나님이 우리를 어떻게 통치하는가. 우리는 피조물로서 피조 세계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통치를 받고 있다. 복음은 적극적이다. 이게 우리 삶에서 정말로 실존으로 나타나고 있는가. 그걸 고민하고 질문해야 한다."

-기독교에는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이 대립하는데.

"그래서 기독교가 게토화 됐다. 그리스도를 믿어 복음을 깨닫고 영혼만 변화되면 그걸로 끝인가. 그건 구원의 현재성을 무시한 결과다. 도대체 영혼구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복음의 가치를 관념화시키고 종말의 때로 미뤄버렸다. 복음은 오직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죄 문제를 해결하고 새롭게 함으로 영혼을 구원한다. 더 나아가 그런 변화의 포괄성을 통해 불평등, 차별, 깨어짐 등 잘못된 것까지 바로잡는다. 모든 것은 하나님 나라의 '샬롬'을 내포한다. 이걸 양분시키고 대립시키다니…"

-때론 그 대립이 살벌하다.

"한 예로 한국은 지금 남북평화라는 시대적 과업을 안고 있는 민족이다. 경제적으로, 신분적으로, 가치적으로 여러 분야에서 평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정작 복음을 소유했다는 기독교는 지금 무슨 역할을 하고 있나. 오히려 패거리 정신으로 대립을 조장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게 누구냐. 복음에 대한 포괄성을 인식하지 못한 탓이다."

-'바른 신앙'이란.

"복음의 깊이와 포괄성을 이해하고, 거기에 합당한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을 알아야 하겠나. 그리스도의 '복음'이다. 복음을 바르게 알아야 한다. 복음이 내 한몸 구원받고, 내 한몸 만 깨끗하게 바꾸는 정도가 아니다. 하나님의 통치로 나의 안녕만 확보하는 것도 아니다. 이를 위해 질문하라. 신앙은 그리스도인으로서 고민하고, 생각하고, 그 가치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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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김세윤 박사에게 질문합시다

김세윤 박사는 인터뷰 내내 ‘올바른’ ‘포괄성’이란 두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달리 보자면, 그는 요즘 기독교가 ‘바르지 않은’ ‘편협적’으로 치우쳤다고 진단한 듯 하다.

‘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은 무엇일까. 그의 답이 궁금했다. 

그날 김 박사와 인터뷰를 끝내고 퇴근 후 곧바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흥미로웠다. ‘개독교’ ‘동성애자’ ‘땅 밟기’ ‘종교다원주의’ 등 민감한 용어들이 질문 곳곳에 담겼다.

그래서일까. 김 박사는 더 쉽게 답했다. 기독교내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늬앙스가 답변에 묻어났다.

물론 어떤 부분은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반면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동의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가 전하려는 올바름과 포괄성의 의미는 충분히 와닿았다.

취재 여담이지만 김 박사는 수년째 평신도를 위해 풀러신학교에서 격주에 한 번씩(금요일) 무료 성경공부를 실시한다.

김 박사는 기자에게 하소연하듯 말했다.

“요즘 평신도들은 성경을 배우려는 의지가 별로 없어. 공부를 그냥 시켜 준다 해도 처음에만 잠깐 몰리지, 얼마 안 가서 나오지도 않아.”

나름 답답했나보다. 그가 평신도와 더욱 적극적인 스킨십을 시도한다.

김 박사는 오는 3일(오후 7시) LA지역 미주두란노서원(616 S. Westmoreland Ave)에서 이번 책에 대한 ‘북토크(Book Talk)’를 진행한다. 물론 누구나 참석이 가능하다.

세계적인 신학자에게 평소 궁금했던 것을 마음대로 물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김 박사는 질문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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