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16년째 환자를 치료하면서 밥 벌이를 하고 있는 물리치료사입니다. 물리치료실에 근무를 하다보면 다양한 종류의 근육, 관절, 신경 질환의 환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 주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상완골 외측상과염에 대한 오해가 많기 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테니스 엘보라고 불리는 이 건염, 근육통은 팔꿈치 바깥쪽의 튀어나온 뼈 주위에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상완골 외측상과라고하는 이 곳에는 손가락을 펴는 근육과 손목을 들어올리는 근육이 붙어 있는 자리이고, 또 이 근육들의 저항검사를 하면 통증이 유발되기 때문에 거의 모든 환자와 많은 수의 물리치료사, 의사, 한의사들이 총지신근, 수근신근 등으로 불리는 이 근육의 기시점의 염증 내지 근육의 손상으로 판단하고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테니스 엘보 때문에 찾아온 환자들 대부분은 이 통증이 치료가 잘 안되고, 좀 낫다가도 금방 재발한다고 호소합니다. 물리치료사들에게도 테니스 엘보가 치료가 잘 되는지를 물어보면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또 왜 그런가라고 물어보면 "손을 계속 사용하기 때문에"라고 대답합니다. 실제로 정형외과에서는 심한 테니스 엘보의 경우, 손을 사용하지 못하게 반깁스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손을 계속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대답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습니다. 맞는 이유는 손의 무리한 사용 내지 반복된 동작이 통증의 원인을 만든 행위이기 때문이고, 틀린 이유는 앞서 이야기한 지신근이나 수근신근이 통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근육들도 테니스 엘보에 일부 관련이 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회외근이라고 하는 근육에 있습니다.
회외근을 쉽게 설명하자면, 팔꿈치를 구부리고 손바닥이 아래를 향한 자세에서 손바닥이 위로 향하도록 손목을 돌리는 근육입니다. 팔꿈치의 바로 아래의 뼈를 빙 둘러싸면서 깊숙이 위치해 있습니다.
테니스 엘보가 잘 낫지 않는 이유를 비유를 들어 설명하자면, 강의 상류가 오염이 되어 강 전체가 더러워졌습니다. 그런데 상류의 오염원은 제거하지 않고 중류와 하류의 오염만 제거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얼마 지나지 않아 또 강 전체가 더러워집니다. 마찬가지로 테니스 엘보도 상류에 해당하는 회외근을 간과하고 중류와 하류에 해당하는 총지신근과 수근신근만 치료를 하다보니 완치를 이루기 어려운 것입니다.
단....자판을 많이 치는 사무직의 경우 손목을 고정한 상태에서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들어야 하기 때문에 총지신근과 수근신근이 상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도 역시 회외근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보통 테니스 엘보로 찾아오는 환자는 주부들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주부들은 근육이 약한데도 불구하고 집안 살림 때문에 손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쉽게 테니스 엘보에 걸리곤 합니다. 특히 행주를 손으로 비틀어 짜거나, 무거운 시장 바구니를 손으로 들고 다니는 경우 또 아기를 팔로 안고 있을 때 치명적입니다.
자가 치료법을 말씀드리기 전에 회외근이 테니스 엘보의 주요 원인이 되는 이유를 잠시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글이 길어지겠지만, 이 글을 읽을 물리치료사와 또 치료사가 되려는 분들의 의문을 풀어주고 테니스 엘보 치료에 보다 자신감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실제로 일상 생활에서 손목을 들어올리거나 손가락을 펴는 동작을 얼마나 할 것 같습니까? 많이 합니다. 많이 하는데, 중요한 것은 저항에 대항해서 강력하게 하는 동작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대부분의 우리 생활은 물건을 잡는 동작이 주된 목적이고 힘이 많이 들어가며, 이 동작이 끝난 후에 손가락을 풀 때 별로 힘을 들이지 않고 손가락을 펴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즉, 총지신근이나 수근신근은 그다지 힘들게 일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손이나 손목을 구부리는 근육에 비해서 펴는 근육은 굵기도 가늘지요.
그런데 손을 쥐는 동작을 하게 되면, 임상운동학적 이유로 해서 손목이 안쪽으로 회전을 하게 됩니다. 이 때 회외근이 손이 안쪽으로 돌지 못하도록 또는 적당한 각도를 유지하도록, 또 팔꿈치가 단단히 고정이 되도록 계속 수축을 하면서 손의 정확한 동작을 돕고 있습니다. (수근신근도 손목에 대해서 이와 비슷한 역활을 하지만 글이 복잡해질까봐 생략합니다.) 즉, 손을 사용하면 회외근은 계속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일을 하게 됩니다.
때문에 회외근이 뭉치면서 발통점(통증을 일으키는 포인트)이 생기게 되고, 이 발통점은 팔꿈치 바깥쪽에 심한 통증을 방사해서 테니스 엘보라는 병명을 듣게 만듭니다. 이 발통점은 때로는 팔꿈치 아래 하완과 손목까지 통증을 방사하기도 합니다. 테니스 엘보는 회외근의 발통점을 제대로 찾아냄으로써 쉽게 치료되는 것을 임상에서 많이 경험했습니다.
이제 부터 본인 스스로 회외근의 발통점을 치료해서 테니스 엘보를 호전시키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그러기 전에 먼저 다음과 같은 경우는 우선 병원을 먼저 찾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통증을 느낀지 하루에서 한달이 안되었는데, 통증이 제법 심한 경우 이런 경우에는 팔꿈치 부근에 염증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염증이 있으면 통증도 가라앉지 않을 뿐더러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우선 병원을 찾아 약을 처방 받아서 염증을 가라 앉히는 것이 우선입니다.
둘째는 통증이 일년 가까이 또는 그 이상된 경우 이런 경우에는 X-ray 사진을 한번 찍어보시길 권합니다. 만성적으로 너무 오래되다보면 근육에 칼슘이 침착되어 석회화 건염이 생길수도 있습니다. 석회화가 진행이 되었다면 이를 치료하는 약이나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자! 이제 부터 테니스 엘보를 치료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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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표시한 부위 부터 설명하자면, 1은 상완근, 2는 회외근 발통점, 동그라미는 통증을 느끼는 팔꿈치 바깥쪽 그리고 직선은 팔꿈치 안쪽 주름선을 나타냅니다.
회외근 발통점 보다 상완근에 1번을 표시한 이유는 회외근을 지배하는 신경에 에너지가 잘 흐르도록 하는 치료를 먼저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남자가 팔꿈치를 힘껏 구부리게 되면 상완의 앞쪽에 근육이 볼록 올라오게 됩니다. 흔히 말하는 이두박근인데요, 안쪽과 바깥쪽 두개의 근육 덩어리가 있습니다. 이두박근 바로 아래에는 상완근이라는 근육이 한 덩이 더 있는데요, 이 상완근의 옆으로 회외근과 하완의 근육을 움직이는 신경이 지나갑니다. 그래서 이 부위가 긴장이 되어 있으면, 신경 에너지의 흐름을 방해해서 테니스 엘보나 손목 주위의 근육통 등이 쉽게 생기게 됩니다.
회외근이 쉽게 이완되고 또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상완근 주위의 긴장 부터 풀어봅시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다른 손으로 1번이라고 표시한 부위를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주물러 주세요. 너무 아프게 꽉 누르지 말고 부드럽게 자주 자주 만져주세요. TV나 책을 볼 때 이 부위를 맛사지 하면서 보면 좋겠지요. 한번에 다 풀겠다는 욕심으로 덤비면 오히려 압박에 의한 근육통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냥 부드럽게 자주 자주 조금씩 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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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번과 동그라미의 중간 부위의 "피부"를 손가락으로 잡아서 살짝 들어올려보세요. 아무런 통증이 느껴지지 않으면 그냥 놓아주시고, 통증이 느껴진다면 살짝 들어올린 상태를 계속 유지를 하세요. 2분 정도 지나면 통증이 조금씩 줄어듭니다. 그렇게 여러번 해서 이 부위의 긴장도 풀어줍시다. |
신경 에너지의 치료는 이 정도로 하고, 이제 회외근의 발통점을 찾아서 치료해봅시다. 아래의 사진에서 X는 팔꿈치 안쪽 주름의 중간에서 조금 아래로 내려온 지점입니다. 회외근의 발통점 2번의 위치는 X와 사진에서 보이는 팔의 바깥쪽의 중간 정도에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통증을 느끼는 부위의 반대쪽을 치료하니까 환자들의 의아해 하기도 합니다만, 여기를 눌러보면 몹시 아프기 때문에 반문을 하는 분은 별로 없더군요. |
근육이 심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조금 깊숙히 지긋이 눌러야 합니다. 그리고 누른 상태에서 부드럽게 또 "천천히" 문질러 주세요. 너무 아프게 하지 말고 적당히 참을 수 있는 정도에서 부드럽게 해줍니다. 2분에서 5분 정도 실시하되, 15초 정도 문지르고 15초 정도 쉬어 주기를 반복합니다.
테니스 엘보가 없는 분도 여기를 눌러보면 많이 아픕니다. 그만큼 회외근이 평소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근육이기 때문입니다. 예방차원에서 테니스 엘보가 아니라도 자주 눌러주면 좋습니다. |
하루에 두 세번 정도 치료를 해주고 다음 날 아침에 통증의 변화를 살펴봅니다. 통증이 줄어들었으면, 이 치료를 계속 해주세요.
그런데 사람에 따라 치료후 오히려 통증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는데, 큰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이런 경우는 발통점이 너무 심하게 뭉쳐 있었거나, 치료가 좀 무리하게 적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는 얼음찜찔이나 온열 찜질 또는 파스 등으로 통증을 가라 앉혀주시고 다음 치료시에 보다 약하고 부드럽게 살살해주세요. 그러면 2, 3일 후 부터 통증이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회외근의 발통점은 2번을 중심으로 해서 약간 위쪽(팔꿈치방향)과 아래쪽(손목방향)으로도 존재하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테니스 엘보가 너무 심하지 않거나 오래되지 않은 경우는 회외근의 발통점만으로도 대부분 완치가 됩니다. 그런데 회외근의 치료 후에도 통증이 남아 있는 경우는 앞서 이야기 한 총지신근과 수지신근도 치료를 해야 합니다. 이 경우는 통증을 느끼는 팔꿈치에서 부터 손목 쪽으로 쭉 내려오면서 눌러서 아픈 부위를 지압하거나 주물러서 풀어주면 됩니다.
*통증이 심한 분은 꼭 병원을 찾아서 의사에게 진찰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글을 쓰다보니 많이 길어졌네요.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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