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행동수정에는 아빠가 나서라
목표나 규칙을 세워놓고 지키기 좋아하는 아빠가 제격 베이비뉴스 칼럼니스트 강현식 입력 2015.01.13 10:54
목표나 규칙을 세워놓고 지키기 좋아하는 아빠가 제격 베이비뉴스 칼럼니스트 강현식 입력 2015.01.13 10:54
[연재] 심리학자 아빠의 행복한 육아
산업화 사회에서 엄마의 몫으로 넘겨졌던 자녀양육과 가사를 이제는 부부가 함께 하면서 자연스레 역할분담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누가 설거지를 하고 누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것인가, 누가 청소를 하고 누가 아이들과 함께 야외활동을 할 것인가, 누가 샤워를 시키고 누가 옷을 입혀줄 것인가, 누가 아이들의 학업을 챙기고 누가 아이들의 건강을 챙길 것인가 등이다. 자녀양육과 가사를 효율적으로 잘 하기 위해서는 역할분담이 꼭 필요하다. 물론 직장의 업무분장과는 달라야 한다. 다시 말해 그것은 내 일이 아니라며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상대가 사정이 있다면 얼마든지 그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유연해야 한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행동 수정은 누가 담당하는 것이 좋을까? 엄마일까, 아빠일까? 엄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라는 뜻의 '엄부자모(嚴父慈母)'라는 말이 있듯이 행동 수정은 아빠가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남자의 특성 때문이다.
이혼 사유 중 1위가 성격차라고 한다. 하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성격차가 아닌 성차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만큼 남자와 여자는 너무나 다르다. 대화 방식도, 사고방식도 다르다. 일처리 방식이나 대인관계 패턴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전생의 원수가 이생에서 부부로 만난다'고 할까? 하지만 성차를 자녀양육이라는 틀로 보면 전혀 다르다. 아이에게 균형된 현실감각을 키워줄 수 있다. 아빠가 못하는 것은 엄마가 잘하며, 엄마가 못하는 것은 아빠가 잘하기 때문이다. 행동 수정은 어떨까? 엄마보다는 아빠가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행동 수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일관된 기준을 세우고 그것을 지키는 것이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할 때 부모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미리 정해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언어적으로 설명해 주어야 한다. 특히 처벌의 경우 그 이유를 알려주지 않으면 아이의 마음에 상처가 난다. 설명해 주고는 미리 정한 만큼만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부모의 감정이 개입되면 좋지 않다. 화가 났기 때문에 아이를 처벌해서는 절대 안 된다. 화나 나서 아이를 처벌한다면, 처벌의 목적은 화풀이가 된다. 화가 안 풀린다면 아이에게 계속 고통을 줄 수도 있다. 처벌을 한 이후에는 아이의 속상한 감정을 달래주면서 부모의 사랑을 확인시켜줘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다시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대안행동도 제시하고, 다짐과 결심을 끌어내야 한다. 소거 역시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고 가능한 그것을 지키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행동 수정은 문제 해결적 사고를 주로 하는 남자가 유리하다. 상대방에 대한 공감을 주로 하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여자보다는 목표나 규칙을 세워놓고 그것을 지키기 좋아하는 남자가 잘 할 수 있다. 여자는 규칙을 적용할 때에도 상황과 맥락을 지나칠 정도로 고려하는 경향이 있어서 때로는 일관성이 없어 보일 때가 있다. 아이가 안쓰러운 표정을 지을 때 엄마들은 마음이 약해져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빠들은 아이의 표정에 개의치 않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런 정보가 잘 들어오지 않는다.
게다가 인지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어린 아이일수록 언어보다는 행동이나 외부 자극을 통한 행동 수정이 효과적인데, 이런 면에서도 행동보다는 말이 익숙해 잔소리에 능한 엄마들보다는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아빠가 더 좋은 훈육자가 될 수 있다. 남자는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감정을 배제한 채 이성적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찾으려고 한다. 원인을 잘 모르겠고, 그래서 해결방안도 나오지 않으면 속이 상하고 화가 난다. 반면 여자는 원인과 해결방안을 먼저 찾기보다는 속상해 하고 화를 낸다. 어느 정도 이런 감정이 누그러져야 원인과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자녀문제로 상담을 하다보면 이런 하소연을 하는 엄마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순간 감정 때문에 아이를 때렸다거나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면서 자신은 엄마 자격이 없다면서 괴로워한다. 자신이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았던 부당한 대우를 이제 자기가 아이들에게 그대로 하고 있다면서 죽고 싶다는 엄마들도 많이 보았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엄마들에게는 이성보다는 감수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일 뿐이라면서 위로를 한다. 하지만 분명히 아이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아이와 함께 즐겁고 재미있게 놀아줄 때도 있지 않느냐며 엄마들을 위로한다. 물론 더 나아가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나는 남자니까! 그러나 엄마들은 내가 제시한 방법에 감명을 받기 보다는 자신들의 마음이 위로받았다는 사실에 힘을 얻고 돌아간다. 엄마들은 여자니까!
*칼럼니스트 강현식은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심리학 칼럼니스트다.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www.nudasim.com)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심리학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보다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아빠다. 많은 아빠들에게 아빠 육아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아빠 양육』1, 2권을 집필했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기사제보 & 보도자료pr@ibabynews.com】
'일반자료 >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아이와 함께 부르는 동요의 힘 (0) | 2015.02.28 |
---|---|
[스크랩] 발달 타이밍에 맞춘 3~5세 유아 반복 학습법 (0) | 2015.02.07 |
[스크랩] ‘미운 3살’ 우리 아이, ‘작은 사람’으로 존중해요 (0) | 2014.12.19 |
[스크랩] 부작용 많은 체벌, 부모 화풀이 되기 십상 (0) | 2014.12.04 |
[스크랩] 보일러 기술자에게 직접 듣는 '가스비 절약법' (0) | 2014.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