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복판에 백로·너구리·꿩…생태도시 변신한 울산의 기적
'죽은강' 태화강 10년만에 6급→1급 수질로
수달, 은어, 바지락, 재첩까지 돌아와노컷뉴스권민철입력2012.06.04 12:03
[CBS 권민철 기자]
6월 5일 환경의 날을 앞둔 지난 1일 오전, 115만 울산 시민들의 젖줄인 태화강 둔치에 조성된 '태화강대공원'에 들어섰다.
여의도공원의 2.3배 넓이의 생태공원으로 두더지, 너구리, 고라니, 꿩 등 야생동물의 출몰이 잦은 지역이다.
공원 남쪽 강변 쪽 테두리에 1.3km 길이에 30m 폭으로 조성된 울창한 대나무 숲길을 걷던 중 시민들의 웅성거림이 들렸다.
달려가 보니 길이가 1m는 돼 보이는 뱀이 산책로를 횡단하고 있었다. 구경꾼들 사이에서는 모양으로 봐서 살모사라는 판정이 나왔다.
길을 인솔하던 울산광역시 윤영찬 태화강관리단장은 "파충류가 산다는 것은 이곳이 대단히 건강한 자연생태라는 걸 보여주는 징표"라며 "간간이 출몰하는 뱀 때문에 뱀 주의 지역을 설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태화강 생태계는 인간과 동식물이 공존하는 그야말로 자연계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태화강대공원 서쪽 강 건너편에는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는 '태화강철새공원'이 눈에 들어왔다.
해마다 6천 여 마리의 백로가 둥지를 튼다는 국내 최대의 백로 서식지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바로 그 곳이다.
이 날도 멀리서 보이는 철새공원은 녹음에 물든 6월의 죽림 위로 새하얀 백로의 무리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었다.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했다.
이들이 동남아로 날아가는 10월부터는 이곳은 시베리아에서 날아오는 떼까마귀의 월동지로 변신한다.
10월부터 4월까지 석양 무렵에 이곳에 오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4만 6천여마리의 떼까마귀의 군무를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강변에 새들이 날아든다는 것은 이곳에 먹거리가 많다는 뜻이다.
태화강 속에선 1급수에서만 산다는 은어, 연어, 황어가 때를 번갈아가며 몰려들고 있어 '물반 고기반'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태화강에서는 더 이상 사람이 강에 들어가 수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한다.
역시 1급수의 대표종인 수달 역시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태화강 하구는 국내 최대 바지락 종패(種貝) 생산지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윤 단장은 "이 곳에서 생산되는 바지락 종패는 국내 수요량의 30% 정도를 공급하고 있다"며 "얼마 전부터는 섬진강에서나 구경할 수 있는 재첩도 생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태화강에는 48종의 조류와 41종의 어류를 비롯해 430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금은 이렇게 태화강이 강원도의 동강이나 지리산 섬진강에 비유되며 생태계의 보고로 자리 잡았지만 10년 전까지만 해도 '죽음의 강'이었다.
울산광역시 한진규 환경녹지국장은 "당시는 태화강의 수질이 10ppm을 넘어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며 "악취 때문에 태화강 주변에는 신축건물이 들어설 형편조차 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6등급 수질의 강이 10년만에 1등급 수질로 변한 건 꼼꼼한 계획과 정성 가득한 실행이 뒷받침됐다.
한 국장은 "태화강 본류의 오염원을 제거하기 위해 가정에서 나오는 하수를 일일이 연결해 오폐수의 유입을 차단하고 40년간 쌓여온 강바닥의 퇴적오니를 제거하는 한편 전국 최초로 강둑과 호안의 콘크리트 덩어리를 걷어냈다"고 설명했다.
한 국장은 특히 "지금의 태화강대공원 자리에 진을 치고 있던 비닐하우스 390동을 제거하고 그 곳의 사유지를 매입하는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경험을 밑천삼아 울산은 검은 공업도시에서 녹색의 환경수도로 도약하고 있다.
자연은 변심한 애인처럼 때론 모질지만 회개와 자성 앞에서는 한없는 아량을 베푸는 어머니같은 존재라는 것을 태화강은 잘 보여주고 있다.
twinp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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