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자료/상담

제발 날 길들여 다오!

김노섭-열린문 2011. 10. 23. 20:48




"<길들인다>는게 무슨 뜻이니?"

"그건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넌 아직까지, 나한텐 다른 수많은 꼬마들과 똑같은 꼬마에 지나지 않아. 그러니까 나한테는 네가 필요 없지. 물론 너에게도 내가 필요 없을테고. 네 입장에서는 내가 다른 수많은 여우와 똑같은 여우에 지나지 않을 테니까. 그러나 만일, 내가 날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돼. 나한테는 네가 세상에 하나밖에 없게 될거고, 너 한테는 내가 세상에 하나밖에 없게 될거야..."

"....네가 날 길들여 준다면 내 생활은 밝아질 거야. 여느 발자취는 나를 땅 속으로 들어가게 하지만, 네 발자취는 음악처럼 나를 굴 밖으로 불러낼 거야. 그리고 저걸 봐! 저기 밀밭이 보이지? 난 빵을 먹지 않으니까 밀이 소용 없는 거야. 밀밭을 봐도 난 연상되는게 없어. 그게 슬프단 말이야! 하지만 넌 금발이니까, 네가 날 길들이면 기막힐 거야. 밀밭도 금빛이니 너를 생각하게 해 줄거야. 그렇게 되면 밀밭을 지나가는 바람 소리를 좋아하게 되겠고..."

"제발....날 길들여 다오."

"그러지."

"그렇지만 나는 시간이 별로 없는 걸. 난 친구를 찾아내야 하고, 알아두어야 할 일이 많이 있으니까."

"누구든지 자기가 길들인 것 밖엔 알 수가 없어."

"사람들은 이제 무얼 알아볼 시간조차 가지고 있지 못하거든. 그들은 상점에서 다 만들어 놓은 걸 사니까. 하지만 친구를 파는 상점은 없으니까. 사람들은 친구가 없지. 친구를 원하거든 날 길들여 줘."

"어떻게 하면 되겠니?"

"맨 처음엔 오늘처럼, 나한테서 좀 멀리 떨어져서 풀밭에 앉아 있어. 곁눈질로 널 볼 테니까. 말은 하지마. 말이란 오해의 근원이야. 하지만, 날마다 조금씩 가까이 다가 앉아..."

"시간을 정해 놓고 오는게 더 좋을텐데."

"이를테면, 오후 네 시에 온다고 하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시간이 흘러갈수록, 난 더 행복해질거야. 네 시가 되면 벌써 안절부절 못하고 걱정을 할거야. 난 너한테 내가 얼마나 행복하다는 걸 보여 줄거야! 하지만 네가 아무 때나 온다고 하면, 난 몇 시에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 지 알 수 없거든...격식이 필요한거야."

"격식이 뭐니?

"그건 어느 날이 다른 날과 다르게, 어느 시간이 다른 시간과 다르게 만드는 것이지. 이를테면, 사냥꾼들한테도 격식이 있지. 그들은 목요일에 마을 처녀들과 춤을 추지. 그러니까, 목요일은 기막히게 즐거운 날이야! 난 포도밭까지 산책을 나가지. 사냥꾼들이 아무때나 춤을 춘다면 맨날 한가지가 돼서 난 휴가라곤 없을 거고..."

"장미를 다시 가 봐. 그럼, 네 꽃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될 거야. 그리고 돌아와 작별해 다오. 비밀을 선물해 줄께."

"잘 있거라."

"잘 가."

"내 비밀은 이거야. 아주 간단한거지.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안 보이는 법이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안 보이는 법이야."

"네가 네 장미에게 허비한 시간 때문에, 네 장미가 그토록 중요하게 된 거야."

"내가 내 장미에게 허비한 시간 때문에..."

"사람들은 이 진리를 잊어 버렸어."

"하지만 넌 잊지 마. 영원히 네가 길들인 것에 책임을 져야 해. 넌 네 장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해..."

"나는 내 장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어린왕자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목 중 하나입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너무나도 정확하게 지적한 이 글을 저는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제게도 이런 친구들이 많기를 늘 기대합니다...
 
제발 저를 길들여 주세요..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