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보면서 참 어이가 없었다.
목사가 공금을 유용했으면 그 돈을 다시 돌려놓고 자숙하든지 사임을 해야지, 왜 그걸 문제삼은 교인들을 교회 밖으로 내쫒는단 말인가.
그래서 결심했다.
출교된 교인들이 다시 교회 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수를 강구해서라도 재판을 다시 열어 잘못된 것을 바로 잡겠다고 말이다.
그후 적지않은 시간을,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가며 이 일에 매달렸다.
목회하랴 출판하랴 눈코뜰새 없이 바쁜 상황에서, 남의 교회일까지 떠맡은 것이다.
그때 주변의 목사들에게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이것이다.
"목사가 목사 편 들어야지 교인들 편들면 쓰겠는가?"
"좋은게 좋은거야, 괜히 혼자 잘난척 하지 마시게."
암튼 이 일로 오랫동안 별 무리 없이 잘 지내던 (교단 내) 수많은 목사들과의 인간 관계가 깨지거나 끊어졌다. 더러는 내 편에서 과감히 정리하기도 했다.
선배 목사들에게 맞서서 싸운다고 욕도 엄청 먹었고, 뒷조사도 엄청 받았고, 죽여버리겠다는 협박도 많이 받았다.
그런 불편한 시간들을 보낸 후 마침내 헌금을 횡령한 목사는 감옥에 갔고, 출교된 교인들은 재심 재판을 통해 지위가 회복되어 교회로 돌아갔다.
그리고 나는 온갖 뒷담화와 비난과 조롱을 일삼았던 목사들과 두 번 다시 같은 공동체에 있기가 싫어 결국 교단을 나왔다.
요즘도 종종 그런 말을 듣는다.
"좋은 게 좋은거지"라는 말을.
그렇지 않다.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좋은 것이 아니라 옳은 것을 추구하며 살아야 한다.
옳은 것이 아니면 좋은 것이 될 수 없다.
좋은 것과 옳은 것은 엄연히 다르다.